
찢어진 어깨 힘줄을 수술로 다시 뼈에 단단히 붙여놨는데도 시간이 지나 다시 찢어지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봉합이 풀려서만은 아니다. 힘줄과 뼈가 맞닿는 부위가 원래 구조를 되찾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약한 흉터 조직으로 아물기 때문이다.
이 접합부를 정상 조직에 가깝게 되살리는 재생 치료 기술이 개발됐다. 힘줄 쪽에서 뼈 쪽으로 갈수록 구조와 성분이 달라지는 인공지지체를 만들고, 조직 재생을 돕는 ‘엑소좀 모사체’를 결합했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은 정형외과 김재화·이순철 교수 연구팀이 회전근개 힘줄-뼈 접합부 재생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나노·바이오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실렸다.
꿰맨 힘줄 왜 다시 찢어질까⋯‘붙는 과정’ 관건
회전근개는 어깨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힘줄이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릴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가 생기거나 어깨를 반복해서 많이 쓰면 찢어질 수 있다.
파열이 크거나 통증과 기능 저하가 심하면 찢어진 힘줄을 원래 붙어 있던 뼈에 다시 고정하는 수술을 한다. 하지만 수술이 잘 끝났다고 모든 힘줄이 튼튼하게 붙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힘줄과 뼈의 접합부는 부드러운 힘줄과 단단한 뼈가 곧바로 맞붙어 있는 구조가 아니다. 힘줄에서 섬유연골을 거쳐 뼈로 이어지면서 조직의 배열과 성분, 단단함이 서서히 달라진다. 이런 구조가 어깨에 반복해서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킨다.
수술 뒤에는 이 복잡한 접합부가 원래 모습 그대로 되살아나기 어렵다. 대신 섬유성 흉터 조직이 차면서 정상 접합부만큼 충분한 강도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실제 회전근개 봉합술 뒤 재파열은 드물지 않다. 31개 연구를 종합한 분석에서는 추적 시점에 따라 재파열률이 약 15~21%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파열 크기를 비교한 11개 연구에서는 작은·중간 파열의 재파열률이 12.5%였지만 큰·광범위 파열은 37%로 높았다. 나이가 많거나 회전근개 근육의 지방침윤이 심한 경우에도 재파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찢어졌다고 모두 수술하진 않아⋯수술 뒤엔 ‘빨리’보다 ‘맞춤’
회전근개가 찢어졌다고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파열 크기와 통증 정도, 팔을 쓰는 데 얼마나 불편한지, 나이와 활동량 등을 두루 살펴 치료법을 정한다. 증상이 있는 작은·중간 크기의 전층 파열은 물리치료와 수술 모두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술을 받았다면 힘줄이 뼈에 다시 붙을 시간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가 오랫동안 어깨를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작은·중간 파열에서는 비교적 일찍 재활을 시작한 경우와 일정 기간 늦춰 시작한 경우의 장기 치료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연구도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빨리 움직일수록 빨리 낫는다’거나 반대로 ‘오래 움직이지 않을수록 잘 붙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파열 크기와 힘줄 상태, 수술 방법에 맞춰 의료진이 정한 재활 일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줄었다고 임의로 팔을 세게 쓰거나 근력운동을 앞당기는 것도 피해야 한다. 수술 뒤에는 관절 움직임을 서서히 회복한 다음 근력운동으로 넘어간다. 충분히 회복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한 장의 지지체가 힘줄→뼈 따라 달라지도록 설계
연구팀은 정상 접합부의 이런 구조를 본뜬 인공지지체를 만들었다.
기존에는 힘줄과 뼈처럼 성질이 다른 조직을 재생하기 위해 서로 다른 소재를 층층이 붙이는 방식이 주로 연구됐다. 하지만 층과 층이 떨어지거나 두 조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하나의 인공지지체 안에서 힘줄에서 뼈로 갈수록 섬유 배열과 무기질 성분이 조금씩 달라지게 만들었다. 힘줄 쪽에서는 힘줄이 다시 자라도록 돕고, 뼈와 맞닿는 쪽에서는 섬유연골과 뼈가 만들어지도록 유도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를 ‘이중 기울기(dual-gradient) 지지체’로 설명했다. 정상적인 힘줄-뼈 접합부처럼 두 조직의 성질이 갑자기 바뀌지 않고 서서히 달라지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엑소좀의 기능을 본뜬 ‘엑소좀 모사체’도 붙였다. 수술 초기에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이후에는 힘줄과 뼈의 재생을 돕는 물질이 차례로 작용하도록 설계했다.
회복 단계에 따라 필요한 물질을 순서대로 전달하도록 한 셈이다. 인공지지체는 새 조직이 자랄 발판이 되고, 제 역할을 마치면 체내에서 서서히 분해된다.

동물실험서 뼈·섬유연골 늘고 접합부 힘도 강해져
연구진은 회전근개 파열 동물모델에 개발한 지지체를 적용해 접합부가 얼마나 잘 회복되는지 살폈다.
그 결과 지지체와 엑소좀 모사체를 함께 적용한 그룹은 기존 치료군보다 힘줄과 뼈 사이 접합부가 더 잘 재생됐다. 뼈와 섬유연골 형성이 늘었고, 새로 생긴 조직의 배열도 정상 접합부에 가까워졌다.
회복을 방해할 수 있는 지방 조직은 줄었다. 재생된 조직을 잡아당겨 얼마나 버티는지도 측정했는데, 개발 기술을 적용한 조직이 더 큰 힘을 견뎠다. 힘줄과 뼈가 그만큼 더 단단하게 연결됐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결과는 동물실험 단계다. 사람의 회전근개 수술에 적용했을 때 실제 재파열을 줄이거나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임상에 쓰려면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
김재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찢어진 힘줄을 봉합하는 것을 넘어, 힘줄과 뼈가 만나는 접합부를 정상 조직에 가깝게 재생하는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회전근개뿐 아니라 아킬레스건, 십자인대 등 힘줄이나 인대가 뼈와 연결되는 다양한 정형외과 질환의 재생 치료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도 선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