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6일 (일)

“계곡물 한 모금 삼켰을 뿐인데”… 피부밑에서 ‘7cm 기생충’ 살아 움직여

오염된 물속 작은 갑각류 삼켜 감염 가능… 날것의 개구리·뱀 섭취도 위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피부를 절개해 스파르가눔을 꺼낸 뒤의 상처 부위(왼쪽)와 스파르가눔 검체(오른쪽). 사진=국립열대병병원 홈페이지

평소 건강하던 40대 남성의 허벅지 피부 아래에서 길이 7cm의 기생충 애벌레가 발견된 사례가 알려졌다. 의료진은 이 남성이 한 달 전 계곡에서 수영하다 삼킨 물을 감염 경로로 의심했다.

베트남 국립열대병병원은 최근 하노이에 사는 40세 남성의 기생충 감염 사례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 남성은 평소 별다른 질환이 없었다. 하지만 병원을 찾기 한 달 전, 왼쪽 허벅지 안쪽 피부밑에 작은 혹이 생긴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혹 자체는 아프지 않았고 가끔 약간 가려운 정도였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도 간혹 찾아왔다.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진행한 결과 허벅지 안쪽에서 3.2cm × 4cm 크기의 덩어리가 확인됐다. 의료진이 수술로 덩어리를 잘라내자, 그 안에서 흰색의 납작한 유충(애벌레)이 나왔다. 길이는 무려 7cm에 달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이 유충은 '스피로메트라' 속 촌충의 애벌레인 '스파르가눔'으로 확인됐다. 스파르가눔은 개구리나 뱀 등의 몸속에 있을 수 있는 촌충의 유충이다.

"날고기 먹은 적 없는데"… 범인은 계곡물 속 미세 갑각류

스파르가눔증은 기생충 애벌레가 사람 몸에 들어와 생기는 질환이다. 남성은 뱀이나 개구리 날고기를 먹은 적이 없었다. 민간요법으로 동물의 생살을 상처에 붙인 적도 없었다.

다만 남성은 병원을 찾기 한 달 전 친구들과 계곡에서 수영을 했다. 수영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계곡물을 삼켰을 가능성이 높았다.

베트남 국립열대병병원 기생충클리닉 레 쩐 아인 교수는 "사람은 유충을 품은 미세 갑각류인 사이클롭스(Cyclops·물속에 사는 아주 작은 물벼룩류)가 들어 있는 물을 마실 때 스파르가눔증에 감염될 수 있다"라며 "유충이 있는 동물의 고기를 날것이나 덜 익혀 먹는 것도 감염 경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계곡물에 7cm짜리 기생충이 직접 헤엄쳐 다닌 것은 아니다. 물속에 살던 아주 작은 물벼룩이 기생충의 초기 단계의 유충을 가지고 있었고, 이 물을 마시면서 함께 몸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눈이나 뇌까지 이동 위험… "야외 물 함부로 마시지 말아야"

몸속에 들어온 유충은 피하 조직(피부 바로 아래 살)이나 근육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혹이 생기거나 부종(부어오름), 통증, 가려움이 나타난다. 혹이 마치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이동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유충이 눈이나 뇌로 이동할 때다. 눈 주변으로 가면 눈꺼풀이 붓고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드물게 뇌나 척수 같은 중추신경계(몸을 통제하는 주요 신경)로 들어가면 심한 두통, 발작, 마비까지 유발한다.

다행히 이번 남성은 유충이 허벅지 한곳에만 있어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다. 수술로 유충을 깨끗이 제거하면 추가적인 구충제 복용 없이 치료가 끝나기도 한다.

레 쩐 아인 교수는 "피부 아래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혹이 생기거나 위치가 돌아다니듯 바뀌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계곡이나 하천 등 자연 상태의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개구리나 뱀 같은 야생동물을 날것으로 먹는 행위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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