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건강하던 40대 남성의 허벅지 피부 아래에서 길이 7cm의 기생충 애벌레가 발견된 사례가 알려졌다. 의료진은 이 남성이 한 달 전 계곡에서 수영하다 삼킨 물을 감염 경로로 의심했다.
베트남 국립열대병병원은 최근 하노이에 사는 40세 남성의 기생충 감염 사례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 남성은 평소 별다른 질환이 없었다. 하지만 병원을 찾기 한 달 전, 왼쪽 허벅지 안쪽 피부밑에 작은 혹이 생긴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혹 자체는 아프지 않았고 가끔 약간 가려운 정도였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도 간혹 찾아왔다.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진행한 결과 허벅지 안쪽에서 3.2cm × 4cm 크기의 덩어리가 확인됐다. 의료진이 수술로 덩어리를 잘라내자, 그 안에서 흰색의 납작한 유충(애벌레)이 나왔다. 길이는 무려 7cm에 달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이 유충은 '스피로메트라' 속 촌충의 애벌레인 '스파르가눔'으로 확인됐다. 스파르가눔은 개구리나 뱀 등의 몸속에 있을 수 있는 촌충의 유충이다.
"날고기 먹은 적 없는데"… 범인은 계곡물 속 미세 갑각류
스파르가눔증은 기생충 애벌레가 사람 몸에 들어와 생기는 질환이다. 남성은 뱀이나 개구리 날고기를 먹은 적이 없었다. 민간요법으로 동물의 생살을 상처에 붙인 적도 없었다.
다만 남성은 병원을 찾기 한 달 전 친구들과 계곡에서 수영을 했다. 수영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계곡물을 삼켰을 가능성이 높았다.
베트남 국립열대병병원 기생충클리닉 레 쩐 아인 교수는 "사람은 유충을 품은 미세 갑각류인 사이클롭스(Cyclops·물속에 사는 아주 작은 물벼룩류)가 들어 있는 물을 마실 때 스파르가눔증에 감염될 수 있다"라며 "유충이 있는 동물의 고기를 날것이나 덜 익혀 먹는 것도 감염 경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계곡물에 7cm짜리 기생충이 직접 헤엄쳐 다닌 것은 아니다. 물속에 살던 아주 작은 물벼룩이 기생충의 초기 단계의 유충을 가지고 있었고, 이 물을 마시면서 함께 몸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눈이나 뇌까지 이동 위험… "야외 물 함부로 마시지 말아야"
몸속에 들어온 유충은 피하 조직(피부 바로 아래 살)이나 근육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혹이 생기거나 부종(부어오름), 통증, 가려움이 나타난다. 혹이 마치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이동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유충이 눈이나 뇌로 이동할 때다. 눈 주변으로 가면 눈꺼풀이 붓고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드물게 뇌나 척수 같은 중추신경계(몸을 통제하는 주요 신경)로 들어가면 심한 두통, 발작, 마비까지 유발한다.
다행히 이번 남성은 유충이 허벅지 한곳에만 있어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다. 수술로 유충을 깨끗이 제거하면 추가적인 구충제 복용 없이 치료가 끝나기도 한다.
레 쩐 아인 교수는 "피부 아래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혹이 생기거나 위치가 돌아다니듯 바뀌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계곡이나 하천 등 자연 상태의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개구리나 뱀 같은 야생동물을 날것으로 먹는 행위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