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자에서 일어나 잠깐 걷고 다시 앉는 데 몇 초나 걸릴까. 30초 동안에는 몇 번이나 일어설 수 있을까.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동작이 노년기 건강 상태와 향후 사망 위험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만 중위안기독교대 체육교육실 민첸 우 박사와 대만국립체육대 스포츠경영학과 첸테 쉬 박사, 국립양밍자오퉁대 공중보건연구소 리린 량 박사팀은 65세 이상 노인의 체력과 사망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국제학술《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2015년 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대만에서 표준화된 체력검사를 받은 65세 이상 지역사회 거주 노인 1만3423명을 조사했다. 참가자의 평균 나이는 72.9세였고, 여성은 8394명으로 전체의 62.5%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검사 결과를 국민건강보험 사망 자료와 연계해 2022년 12월까지 추적했다. 추적 기간 중앙값은 7년이었으며, 이 기간 1631명(12.2%)이 사망했다.
체력검사는 심폐체력, 근력, 유연성, 균형과 민첩성 등 4개 영역의 7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심폐체력은 2분 제자리걸음으로 측정했다. 근력은 30초 동안 팔을 굽혀 아령을 들어 올리는 횟수와 의자에서 일어서는 횟수로 평가했다.
유연성 검사에서는 등 뒤로 양손을 뻗었을 때 양쪽 가운데손가락 사이의 거리와 의자에 앉아 뻗은 다리의 발끝을 향해 손을 내밀었을 때의 거리를 측정했다. 균형과 민첩성은 눈을 뜨고 한쪽 다리로 서 있는 시간과 의자에서 일어나 8피트(2.44m)를 걸어간 뒤 돌아와 다시 앉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평가했다.
연구진은 각 검사 결과를 성별에 따라 5개 집단으로 나눴다. 나이와 성별, 평소 신체활동, 체질량지수(BMI), 소득과 교육 수준, 거주 지역,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의 영향을 반영해 사망 위험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의자에서 일어나 8피트를 걸은 뒤 다시 앉는 검사의 성적이 가장 좋은 집단은 가장 낮은 집단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59% 낮았다. 한쪽 다리 서기 성적이 가장 좋은 집단은 사망 위험이 50% 낮았다.
30초 의자 일어서기 성적이 가장 높은 집단은 가장 낮은 집단보다 사망 위험이 45% 낮았다. 2분 제자리걸음 검사에서 상위권에 든 집단의 사망 위험은 42% 낮았다. 30초 팔굽혀 아령 들기와 앉아서 발끝 닿기 검사에서도 성적이 좋을수록 사망 위험이 낮은 연관성이 확인됐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남성은 30초 동안 의자에서 일어서는 횟수가 약 15회에 이를 때까지 사망 위험이 빠르게 낮아졌지만, 그 이상부터는 감소 폭이 완만해졌다. 여성은 의자에서 일어나 8피트를 걸었다가 다시 앉는 데 약 7∼8초보다 오래 걸리면서 사망 위험이 가파르게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이 7가지 검사 결과를 하나의 종합 체력지수로 합산했을 때 차이는 더 뚜렷했다. 종합 체력이 가장 좋은 집단은 가장 낮은 집단보다 사망 위험이 61% 낮았다. 한 가지 능력보다 심폐체력과 근력, 유연성, 균형을 함께 평가한 점수가 사망 위험과 더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균형과 민첩성, 하체 근력, 심폐체력이 노년기 사망 위험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균형 감각 저하와 이동 속도 둔화, 하체 근력 약화는 낙상과 골절 위험을 높인다. 한쪽 다리 서기나 의자에서 일어나 걷는 검사는 장애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전 신경과 근육의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변화를 포착할 가능성도 있다.
위 연구를 토대로 집에서 살펴볼 신호는 크게 4가지다. 2분 동안 제자리걸음한 횟수로 심폐체력을, 30초 동안 의자에서 일어서거나 아령을 들어 올린 횟수로 근력을 확인한다. 의자에 앉아 발끝을 향해 손을 뻗거나 등 뒤에서 양손을 맞대 유연성을 살핀다. 한쪽 다리로 버티는 시간과 의자에서 일어나 약 2.4m를 걸었다가 돌아와 앉는 데 걸린 시간으로 균형감각과 민첩성을 평가한다. 넘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균형검사는 보호자가 곁에 있거나 지지할 곳을 확보한 후 실시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간단한 체력검사를 노인 진료에 활용하면 질병 여부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실제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별다른 장비 없이 짧은 시간에 검사할 수 있어 체력이 약해진 노인을 일찍 찾아내고, 몸 상태에 맞는 운동과 건강관리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