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30일 (목)

지주막하출혈 환자 99.9%, 24시간 내 적시치료…최종치료 제공 병원은 58.6% 불과

심평원, 출혈성 뇌졸중까지 첫 평가…터진 뇌동맥류 치료, 병원별 제공 역량 차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인포그래픽=챗 GPT 생성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기존 허혈성 뇌졸중 중심이던 평가에 출혈성 뇌졸중을 새로 포함하고 관련 치료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허혈성 뇌졸중은 혈전 등으로 뇌혈관이 막혀 뇌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질환이다. 반면 출혈성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져 뇌 안이나 주변에 출혈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출혈성 뇌졸중인 지주막하출혈 환자는 병원 도착 후 24시간 안에 최종치료를 받은 비율이 99.9%에 달했다.

지주막하출혈은 뇌를 싸고 있는 막 사이 공간에 피가 퍼지는 질환이다. 뇌혈관 벽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가 터지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아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다만 높은 적시치료율이 어느 병원에서나 이런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평가기간 중 지주막하출혈 최종치료를 실제 시행한 의료기관은 전체 평가 대상의 58.6%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11차) 급성기뇌졸중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기존에 주로 살펴보던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에서 범위를 넓혀, 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의 최종치료까지 평가했다.

지주막하출혈 24시간 내 최종치료 99.9%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뇌 손상이 커져 사망하거나 심각한 장애가 남을 위험이 높아진다. 증상 발생부터 병원 도착, 최종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중요하다.

이번 평가에서는 이 최종치료가 얼마나 제때 이뤄졌는지를 새롭게 살폈다.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병원 도착 후 120분 안에 동맥내혈전제거술을 시행한 비율은 95.1%를 기록했다. 동맥내혈전제거술은 가느다란 기구를 혈관 안으로 넣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직접 꺼내는 치료다.

출혈성 뇌졸중 가운데 지주막하출혈 환자가 병원 도착 후 24시간 안에 최종치료를 받은 비율은 99.9%에 달했다.

지주막하출혈 치료에는 뇌동맥류결찰술과 혈관내색전술 등이 쓰인다. 뇌동맥류결찰술은 머리를 열고 동맥류의 입구를 클립으로 집어 더 이상 피가 들어가지 않게 하는 수술이다. 혈관내색전술은 혈관 안으로 가느다란 기구를 넣어 동맥류 안을 코일 등으로 막는 치료다.

즉 해당 치료를 받은 환자만 놓고 보면 대부분 평가 기준에서 정한 시간 안에 최종치료가 이뤄진 셈이다.

적시치료율 높지만 시행기관은 60% 미만

하지만 적시치료율이 높다고 해서 모든 평가 대상 병원에서 이런 치료가 이뤄졌다는 뜻은 아니다.

전체 평가 대상 가운데 동맥내혈전제거술을 시행한 기관은 56.7%였다. 지주막하출혈 최종치료를 시행한 기관도 58.6%로 60%에 못 미쳤다.

앞서 지주막하출혈 환자의 99.9%가 병원 도착 후 24시간 안에 최종치료를 받은 것과는 기준이 다르다.

99.9%는 최종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얼마나 제때 치료받았는지를 나타낸 수치다. 반면 58.6%는 전체 평가 대상 의료기관 가운데 평가기간 중 실제 지주막하출혈 최종치료를 시행한 기관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준다.

적시치료율이 99.9%라는 이유만으로 어느 병원에서나 지주막하출혈 최종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나머지 병원에는 치료 능력이 없다는 뜻도 아니다. 58.6%는 평가기간 중 실제 해당 치료를 시행했는지를 집계한 결과다.

심평원은 이를 토대로 응급·중증 뇌졸중의 최종치료 제공 역량에 의료기관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뇌졸중이 의심될 때 얼마나 빨리 병원에 도착하느냐와 함께, 필요한 최종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

구급차 이용군 123분 vs 미이용군 552분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났다.

뇌졸중 증상이 시작된 뒤 응급실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3시간 28분이었다. 이전 10차 평가보다 16분 줄었다.

구급차를 이용한 환자는 증상 발생 후 응급실 도착까지 중앙값 123분이 걸렸다. 약 2시간이다.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은 환자는 552분, 약 9시간이었다. 두 집단의 중앙값은 429분, 7시간 이상 차이가 났다.

다만 이 결과만으로 구급차 이용 자체가 응급실 도착시간을 7시간 줄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증상의 심각성이나 증상을 알아차린 시점, 환자와 보호자의 대응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위험이 커지는 응급질환이다.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얼굴·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전에 없던 심한 두통이 나타나면 119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집중치료실 기준 충족 기관 44.8%

뇌졸중 환자를 전문적으로 관찰하고 치료하는 시설과 인력도 이전 평가보다 늘었다.

뇌졸중집중치료실은 뇌졸중 환자의 상태 변화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치료하기 위해 전문 의료진과 필요한 장비를 갖춘 병동이다. 의사와 간호사, 시설·장비 등 관련 기준을 모두 충족한 기관은 전체의 44.8%였다. 이전 10차 평가보다 12.7%포인트 올라갔다.

병원 종류에 따른 차이는 컸다. 상급종합병원은 평가 대상 모두 기준을 충족했지만 종합병원은 33.3%에 그쳤다.

입원 중 폐렴 발생률은 출혈성 뇌졸중 1.9%, 허혈성 뇌졸중 1.6%를 기록했다. 입원 30일 안에 숨진 환자의 실제 사망률은 출혈성 뇌졸중 11.4%, 허혈성 뇌졸중 2.9%였다.

이 수치만으로 출혈성 뇌졸중의 사망 위험이 허혈성 뇌졸중보다 몇 배 높다고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두 환자군은 중증도와 상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1등급 112곳…전국 모든 권역 분포

이번 평가 대상은 모두 268곳이다. 종합점수 평균은 85.17점이었다. 상급종합병원은 99.25점, 종합병원은 82.22점이었다.

95점 이상을 받은 1등급 의료기관은 112곳으로 전체의 41.8%였다. 상급종합병원은 46곳 가운데 45곳(97.8%), 종합병원은 222곳 가운데 67곳(30.2%)이 1등급을 받았다.

지역별로는 서울 28곳, 경기권 32곳, 경상권 26곳, 충청권 13곳, 전라권 8곳, 강원권 3곳, 제주 2곳이 1등급이었다.

이번 평가는 여러 지표를 종합해 95점 이상을 받은 의료기관에 1등급을 부여했다. 다만 1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종류의 뇌졸중 최종치료를 제공한다는 뜻은 아니다.

지역별 1등급 의료기관은 심평원 누리집과 병원평가통합포털, 모바일 앱 ‘건강e음’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승권 심평원장은 “뇌졸중은 증상 발생부터 최종 치료까지의 시간이 환자의 생존과 예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인 만큼 뇌졸중 환자가 최종치료를 받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의료기관의 치료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정성 평가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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