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6일 (화)

“장내 미생물 불균형 커진다”… 항생제 복용 시 멀리해야 할 음식

암환자 173명의 식사 9419건 추적…당류 섭취와 미생물 다양성 감소 연관성 확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항생제 치료를 받는 동안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항생제 치료를 받는 동안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생제로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줄어든 상황에서 당류 섭취가 일부 세균의 과도한 증식을 부추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대 랭곤 헬스와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Sugar-rich foods exacerbate antibiotic-induced microbiome disruption’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식사 기록과 대변 검체 비교…당류 많이 먹을수록 다양성 낮아져

연구진은 조혈모세포이식을 위해 입원한 암환자 173명이 먹은 식사 9419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시간에 따른 장내 미생물 변화를 비교할 수 있는 158명의 대변 검체 1009개를 분석해 식사와 항생제 사용이 미생물 구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폈다.

장내 미생물은 음식물을 분해하고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양한 미생물이 함께 살아가는 장내 환경은 병원성 세균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항생제는 감염을 일으킨 세균뿐 아니라 유익한 장내 세균에도 영향을 미쳐, 미생물 다양성을 낮추고 일부 세균이 지나치게 늘어나게 할 수 있다.

분석 결과, 항생제에 노출된 기간에 단 음식과 당류를 많이 섭취할수록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더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전 48시간 동안 섭취한 당류가 100g 많아질 때마다 항생제의 영향에 더해 미생물 다양성은 추가로 약 21%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항생제와 설탕 함께 준 생쥐에서 장구균 더 크게 증가

또 당류 섭취와 항생제 노출이 겹칠 때 엔테로코쿠스 페슘(Enterococcus faecium) 등 장구균 증가가 관찰됐다. 이 균은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에서 치료가 어려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진은 생쥐 실험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확인했다. 비아페넴을 투여하면서 설탕의 주성분인 자당을 추가로 먹인 생쥐는 항생제만 투여한 비교군보다 장구균이 실험 3일째 16.3배, 6일째 33.4배 많았다. 항생제 없이 자당만 먹였을 때는 장구균 양에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항생제로 장내 환경이 달라진 상황에서 당류가 특정 세균의 증식을 더 키울 수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연구진은 항생제에 살아남은 세균이 당류를 이용해 늘어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사람의 장에서도 당류가 장구균을 직접 키우는지, 경쟁하는 다른 세균에 영향을 주는지, 별도의 과정이 작용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단 음식 줄이기의 효과, 임상시험으로 확인해야

연구 공동 교신저자인 뉴욕대 랭곤 헬스 미생물학과 요나스 슐루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생제 치료 중과 이후 단 음식 섭취를 줄이는 식단 조정이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이식을 받는 혈액암 환자는 항암치료와 항생제 치료 과정에서 영양 상태가 달라지고,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이때 엔테로코쿠스 페슘 같은 세균이 과도하게 늘어날 수 있으며,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은 감염 위험 증가와 생존율 저하 등 좋지 않은 예후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식단은 암 치료와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가 단 음식을 제한하는 것만으로 감염을 예방하거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입증한 것은 아니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조너선 펠레드 박사는 단기간의 식단 변화가 환자의 실제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지 임상시험으로 확인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밝혔다.

[자주 묻는 질문]

Q1. 항생제 치료 중 단 음식을 먹으면 장 건강이 나빠지나요?
A. 이번 연구에서는 항생제 치료 중 당류를 많이 섭취할수록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낮아지고 일부 세균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연관성이 나타났습니다. 다만 조혈모세포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여서 일반인에게도 같은 영향이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2. 당류 100g을 먹으면 유익균이 21% 줄어든다는 뜻인가요?
A. 아닙니다. 약 21%라는 수치는 장내 미생물의 종류와 분포를 반영하는 다양성 지표가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는 뜻입니다. 유익균의 수가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는 아니며, 100g이 안전 섭취량이나 위험 기준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Q3. 단 음식을 줄이면 항생제 치료 중 감염을 예방할 수 있나요?
A.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감염을 예방하거나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이를 확인하려면 식단을 조정하는 임상시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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