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0일 (월)

함께 환호한 사람들, 몸속 '사랑 호르몬'까지 같은 리듬으로 뛰었다

일본 츠쿠바대 “스포츠 함께 관람할수록 옥시토신 늘고 심박수도 서로 맞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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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스페인과 우루과이 경기에서 스페인 축구팬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스페인은 7월 20일 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꺾고 최종 우승했다. 사진=연합뉴스  

스페인이 20일(한국시간)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 아르헨티나를 꺾고 16년 만에 정상에 오르면서, 39일간 이어진 대회의 여정이 막을 내렸다.

한국은 안타깝게도 조별리그에서 일찍 탈락하면서 국내 축구 팬들의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4년 만에 찾아온 이번 월드컵 기간은 세계 곳곳의 축구 팬들이 저마다 응원하는 팀을 지켜보며 같은 순간 숨을 죽이고, 골이 터질 때 함께 환호하는 시간이었다.

이처럼 여러 사람이 같은 경기를 보며 감정을 공유하는 경험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몸의 생리적 반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 경기장에서 스포츠를 함께 관람하면 이른바 ‘사랑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 분비가 늘고, 관람객들의 심장박동이 서로 비슷한 리듬으로 움직이며 사회적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츠쿠바대 연구진은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츠쿠바대 농구 경기를 두 차례 관람하게 한 뒤, 이들의 경기 관람 전후 생리적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경기 시작 전과 하프타임, 경기 종료 후 참가자들의 타액을 채취해 옥시토신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농도를 측정했다. 경기 중에는 웨어러블 센서를 이용해 심박수를 지속적으로 기록했으며, 설문을 통해 경기 몰입도와 즐거움, 다른 관람객들과 느낀 유대감을 확인했다.

옥시토신은 신뢰와 애착, 공감 등 사회적 유대와 대인관계 형성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진다. 분석 결과, 경기 전 옥시토신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참가자들은 경기가 끝난 뒤 수치가 뚜렷하게 높아졌다. 처음부터 옥시토신 농도가 높았던 참가자들은 옥시토신 농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코르티솔 수치는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즉, 경기를 사람들과 함께 관람한 뒤엔 스트레스보다 사회적 교감과 관련된 생리적 반응이 두드러졌다. 

관람객들의 심장박동도 서로 비슷한 리듬을 보였다. 경기 흐름에 따라 여러 사람의 심박수가 비슷한 시점에 빨라지거나 느려졌으며, 이러한 ‘심박 동기화’가 강할수록 참가자들은 더 큰 즐거움과 소속감을 느꼈다. 다시 경기장을 찾고 싶다는 의향도 더 높았다.

특히 옥시토신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다른 관람객과의 심박 동기화가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같은 장면에 집중하고 동시에 환호하거나 긴장하는 과정에서 감정뿐 아니라 신체 반응까지 서로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현장에서 스포츠 경기를 함께 관람하는 것이 사람들이 같은 장면에 주의를 기울이고 감정을 공유하며 심박수 등 생리적 반응이 동기화되는 자연스러운 사회적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경험이 사회적 연결을 촉진하는 비약물적 접근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비강 스프레이 등을 통해 옥시토신을 직접 투여하지 않고도 자연스러운 사회적 환경이 옥시토신 관련 반응과 사회적 교감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대학 농구 경기 관람객 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소규모 관찰 연구다. 실제로 이러한 생리적 변화가 장기적인 정신 건강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경기 결과나 종목, 참가자의 특성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지는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중개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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