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등록상 나이는 바꿀 수 없지만, 생체 나이는 생활습관의 변화로 더 젊게 바꿀 수 있다. 유전자가 노화에 미치는 영향은 15~25%에 그친다. 나머지 75% 이상은 평소의 신체 능력과 건강관리 상태가 좌우한다.
미국 건강포털 ‘웹엠디(WebMD)’와 각종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이 노쇠 및 낙상 위험을 판단할 때 주로 활용하는 각종 지표는 노년기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들 지표를 토대로, 자식에게 짐이 안되는 신체를 만드는 데 좋은 5가지 방법과 기준을 알아본다.
첫째, 하체 근력과 유연성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바닥에서 일어서기(SRT)’ 테스트다. 맨발로 서서 다리를 꼬고 앉은 뒤 손으로 짚거나 무릎을 쓰지 않고 다리 힘만으로만 일어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앉기와 일어서기 각 5점씩 총 10점 만점이며, 손이나 무릎을 쓸 때마다 1점, 휘청거릴 때마다 0.5점이 감점된다. 이 테스트에서 8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7점 이하로 떨어지면 노년기의 독립적인 생활 능력이 떨어질 위험이 크다. 평소 유전적 요인보다 후천적인 훈련으로 가장 빨리 건강 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지표다.
둘째, 전신 근육 감소와 심혈관 기능을 압축해 보여주는 ‘보행속도 측정’이다. 거실이나 복도에 약 4m 구간을 설정하고 평소보다 좀 빠르되 편안하게 걸을 때 걸리는 시간을 확인한다. 이 구간을 5초 안에 통과해 초당 0.8미터 이상의 속도를 유지해야 정상이다. 5초 이상 걸리면 노쇠 위험이 높은 상태다.
셋째, 균형 감각을 보여주는 ‘한 발로 서기(SLS)’ 테스트다. 안전을 위해 벽 근처에 선 상태에서 한쪽 발을 바닥에서 약 2.5cm 든 채 버틸 수 있는 시간을 잰다. 60세를 기준으로 30초 이상 버티면 좋은 균형 감각을 지닌 것으로 본다. 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15초 안에 발을 디딘다면 낙상 사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 고위험군에 속한다. 일상 생활에서 꾸준한 감각 자극으로 관리할 수 있는 요소다.
넷째, 전신 신체시스템의 기능이 떨어졌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손아귀 힘(악력)의 점검이다. 팔꿈치를 90도로 꺾어 몸에 붙인 뒤, 악력계를 활용해 손으로 쥐는 힘을 3회 측정해 평균값을 낸다. 평소 동년배의 평균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남성은 26kg 미만, 여성은 18kg 미만으로 손아귀 힘이 떨어졌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다. 악력 훈련으로 근육의 질을 높이면 이 수치를 썩 어렵지 않게 높일 수 있다.
다섯째, 기초 생존력 및 수명과 직결되는 심혈관 건강인 ‘최대산소섭취량(VO2 Max)’의 확인이다. 정밀 장비로 유산소 운동 때 측정되는 수치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 수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국민체력100 체력인증센터, 스포츠의학센터, 대학병원 스포츠의학 클리닉에서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관리자의 도움을 받아 트레드밀과 가스분석기로 잴 수 있다. 또한 애플워치 등 스마트워치나 심박계를 착용한 채 야외에서 달리기를 해서 추정치를 확인할 수 있다. 장기적인 추세가 우상향을 그리며 유지돼야 건강한 상태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치가 하향 곡선을 그린다면 심폐 기능과 기초 생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유전자가 결정하는 기초 심폐 능력을 유산소 훈련으로 극복해 나가는 지표에 해당한다.
만약 이 다섯 가지 테스트의 결과가 기준에 못 미친다면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단계별 운동법을 일상 루틴에 추가해 보완해야 한다. 하체와 코어 근력을 강화하는 데는 스쿼트가 좋다.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의자에 앉듯 엉덩이를 뒤로 빼며 무릎이 발끝을 넘지 않게 내려갔다 일어서는 스쿼트를 매일 3세트 반복하는 게 바람직하다. 바로 선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뒤로 빼며 양 무릎을 90도로 구부렸다 돌아오는 ‘리버스 런지’도 고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보행 속도와 유산소 능력을 개선하는 데는 벽을 짚고 서서 뒤꿈치를 끝까지 올렸다가 천천히 내리는 ‘까치발 운동’이 효과적이다. 이 동작은 발목과 종아리 근육을 강화해 걸음걸이를 빠르게 만든다. 빠르게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인터벌 형태로 규칙적으로 수행하는 유산소 운동은 폐활량과 심장 기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균형 감각과 악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매일 양치질이나 설거지를 할 때 한 발을 들고 버티는 연습을 수시로 하고, 물속에서 걷는 수중 운동이나 태극권을 배우는 것도 좋다. 손아귀 힘을 기르는 데는 물에 적신 수건을 양손으로 꽉 짜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엄지를 뺀 네 손가락으로 테니스공을 5초간 움켜쥐었다 펴는 훈련이 효과적이다.
운동을 할 때는 안전을 위한 필수 주의사항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운동 도중 관절이나 근육에 비정상적인 통증이 발생하면 즉시 동작을 멈춰야 한다. 특히 가슴 통증, 극심한 호흡 곤란, 어지러움 등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을 중단하고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한 운동부하검사나 3분 보행 검사를 먼저 받고,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자신에게 안전한 운동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4m 구간의 보행 속도를 측정할 때, 그냥 평소 걸음으로 걸어야 하나요? 아니면 전력 질주를 해야 하나요?
A1. 전력 질주가 아닙니다. 평소보다 조금 빠르게, 하지만 본인이 느끼기에 편안한 수준의 속도로 걸어야 정확한 생체 나이 지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억지로 뛰어서 나온 기록은 평소의 신체 능력을 반영하지 못하므로 의미가 없습니다.
Q2. 관절염이 있어서 1단계 바닥에서 일어서기(SRT) 테스트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점수를 0점 처리해야 할까요?
A2. 아닙니다. 고관절 수술을 했거나 퇴행성 관절염 같은 병을 앓고 있다면 이 테스트는 신체 나이와 상관없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의사나 물리치료사와 상담해 의자에서 손 안 대고 일어서기 같은 변형된 형태의 안전한 테스트로 대체해 측정해도 무방합니다.
Q3. 스마트워치로 확인하는 최대산소섭취량(VO2 Max) 수치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나요?
A3. 스마트워치가 제공하는 수치는 심박수 등을 토대로 계산한 추정치이므로 병원이나 전문 연구실의 정밀 장비 측정값만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하루하루 바뀌는 숫자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수개월 동안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면서 이 수치가 전체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는지 추세를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