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8일 (토)

“두피에 난 아픈 혹”… 절제해보니 안에서 ‘이 유충’ 나와

단순 피부 혹으로 오해하기 쉬운 '두피 구더기증'… 의료진, 오진 주의 당부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구멍에서 액체가 흘러나오는 두피 몽우리와 그 주변 염증(왼쪽). 오른쪽 사진은 몽우리 조직을 현미경으로 100백 확대한 것. 검은색 동그라미 안에 가시 모양의 돌기가 돋아 있는 파리 유충의 껍질이 보인다. 사진=큐레우스(Cureus)

두피에 생긴 아픈 몽우리를 흔한 낭종으로 생각했던 60대 남성에게서 파리 유충이 발견된 사례가 보고됐다.

최근 의학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는 두피 낭종처럼 보였던 '구더기증' 환자의 사례가 실렸다. 환자는 67세 남성이었다. 그는 오른쪽 머리 윗부분에 아픈 몽우리가 생겨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처음에는 흔한 혹으로 생각했다. 피지나 각질이 피부 아래에 쌓여 생기는 '표피낭종'이나 '모발낭종'을 의심했다. 두 질환 모두 머리에 단단한 혹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변을 자세히 검사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파리 유충(구더기)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이 환자를 '종기형 구더기증'으로 진단했다. 종기형 구더기증은 파리 애벌레가 사람 피부 속에 들어가 자라면서 붉고 아픈 혹을 만드는 질환이다. 겉모습이 일반 종기나 낭종과 매우 비슷하다.

종기형 구더기증은 이 남성 사례처럼 피부 안의 유충이 숨을 쉬기 위해 병변 가운데 작은 구멍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구멍으로 맑은 액체나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온다. 심지어 피부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느낌이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치료의 핵심은 피부 속 애벌레를 완벽하게 꺼내는 것이다. 유충 조각이 피부 안에 남으면 심한 염증이나 2차 세균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의료진은 애벌레가 숨을 쉬지 못하도록 혹에 기름을 발라 밖으로 기어 나오게 하거나, 피부를 살짝 째서 직접 꺼내는 방법을 쓴다. 이 환자의 경우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박리하면서 유충을 핀셋으로 통째로 제거했다.

의료진은 진단할 때 환자의 여행 이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구더기증이 흔한 열대 지역을 다녀왔다면 의사에게 꼭 말해야 한다.

구더기증은 파리 유충이 피부 안으로 들어가 자라면서 생기는 감염 질환이다. 파리가 피부나 상처 주변에 알을 낳거나, 일부 경우 다른 곤충을 통해 유충이 옮겨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벌레와의 접촉을 줄이고, 열대·아열대 지역 여행 시 긴 옷을 입으며 피부 상처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문 저자 미국 레이크 이리 정골의학대학(LECOM) 피부과 의료진은 "두피 구더기증은 흔한 낭종과 겉모습이 매우 비슷해 의사들도 오진하기 쉽다"며 "낭종처럼 보여도 가운데 작은 구멍이 있거나 분비물과 통증이 계속된다면 구더기증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머릿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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