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에는 쥐젖이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목덜미·겨드랑이 등에 오돌토돌 솟은 쥐젖은 본인뿐만 아니라 성격이 예민한 다른 사람의 신경도 건드린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50세 이상 남녀에게 최근 부쩍 쥐젖이 늘어났다면 혈당 등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와 의료계에 따르면 쥐젖(skin tag 또는 soft fibroma)의 주요 원인으로는 당뇨(인슐린 저항성과 고인슐린혈증), 노화 및 신체적 마찰, 유전 및 호르몬 변화 등 세 가지를 크게 꼽을 수 있다.
혈당은 쥐젖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쥐젖이 갑자기 여러 개 생긴 사람들을 정밀 검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최대 약 95%가 인슐린 저항성이나 당 대사 이상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쥐젖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최대 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쥐젖이 단순한 피부 노화가 아니라, 몸속 대사 시스템이 밖으로 쏘아 올린 일종의 구조 신호인 셈이다.
인체가 탄수화물을 섭취한 뒤 제대로 대사하지 못하면 혈중 인슐린 농도가 계속 높게 유지될 수 있다. 이는 몸 안의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호르몬(IGF-1 호르몬)의 비정상적인 활성화를 초래한다. 이 호르몬이 피부 표면의 각질세포와 진피층의 섬유아세포 증식을 지나치게 많이 촉진하면, 연한 피부 조직이 밖으로 튀어나오면서 쥐젖을 만든다.
노화 및 신체적 마찰도 쥐젖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물리적 자극에 취약해진다. 피부층이 얇고 자주 접히는 부위가 지속적으로 쓸리는 물리적 자극은 쥐젖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 변화도 세포의 이상 증식을 자극해 쥐젖 생성을 부추길 수 있다. 임신 중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는 임산부에게서 쥐젖이 흔히 발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웹엠디에 따르면 쥐젖은 성인의 약 50%에 나타나는 양성 종양이다. 쥐젖 자체가 건강을 직접 위협하지는 않는다. 쥐젖은 피부 표면에 작은 연결 줄기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평소에는 통증이 없지만 옷이나 장신구와 접촉하거나 다른 피부와 맞부딪치면 자극을 받아 가렵거나 불편할 수 있다.
쥐젖은 주로 목과 가슴, 등, 겨드랑이, 유방 아래, 사타구니처럼 접히는 부위에 잘 생긴다. 여성에게 더 많이 생기며 특히 체중이 늘어날 때 더 잘 생기는 경향도 있다. 쥐젖이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생기거나 뒷목, 겨드랑이 피부가 거뭇거뭇하게 변하는 ‘흑색가시세포증’이 함께 생긴다면 혈당 조절 능력이 뚝 떨어진 상태일 수 있다.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액상과당 음료, 시원한 과일류를 즐겨먹다 보면 췌장이 받는 피로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쥐젖은 췌장의 베타 세포가 지쳐가고 있다는 적신호일 수 있다. 쥐젖을 레이저 요법 등으로 없애는 데만 급급해선 안 된다. 평소 식습관을 점검하고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로 전당뇨가 아닌지도 확인해봐야 한다.
쥐젖과 비슷한 피부 증상에는 편평사마귀, 비립종이 있다. 쥐젖은 피부 섬유 조직이 증식한 양성 종양으로 감염성이 없다. 반면 표면이 납작하고 단단한 편평사마귀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한 병이어서 손으로 긁거나 짜면 타인에게도 감염시킬 수 있다. 비립종은 뺨이나 눈가 주변에 주로 생기며 중심부에 하얗거나 노스름한 쌀알 같은 알갱이가 비쳐 보인다. 각질이 모공에 갇혀 생긴 주머니일 뿐이다.
의료기기로 인증받지 않은 제품이나 민간요법 파우더 등으로 쥐젖을 없애려고 무리하게 시도하는 것은 좋지 않다. 툭 튀어나온 쥐젖을 물리적으로 탈락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접촉성피부염이나 흉터, 색소 침착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치료의 방법에는 메스나 가위로 잘라내는 물리적 절제, 조직을 급속 동결해 떨어뜨리는 냉동 수술, 전류로 태워 없애는 전기 수술(이산화탄소 레이저 등) 등이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목에 생긴 쥐젖이 가끔 빨갛게 부어오르고 찌릿하게 아픈데, 혹시 당뇨 때문에 그런가요?
A1. 쥐젖 자체는 통증이 없는 양성 종양입니다. 빨갛게 붓고 통증이 생기는 것은 당뇨 탓이 아니라 국소적·물리적 자극 때문일 확률이 높습니다. 쥐젖은 피부에 가느다란 줄기로 매달려 있어 목걸이, 옷깃, 타월 등에 걸려 꼬이거나 미세한 상처가 나기 쉽습니다. 이때 줄기 내부의 미세 혈관이 막혀 혈액 순환이 차단되면 염증성 괴사를 일으킬 수 있으며, 세균 감염이 일어나면 일시적으로 붓고 아픕니다. 피부과에서 위생적으로 제거해야 2차감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Q2. 임신 중에 목과 가슴에 쥐젖이 수십 개 생겼는데, 이것이 출산 후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나요?
A2. 임신 중 갑자기 생기는 쥐젖은 당뇨 전단계라기보다는 임신에 따른 호르몬 변화와 급격한 체중 증가가 주요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임신성당뇨병 환자에게서 더 흔히 관찰될 수 있으니 혈당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쥐젖이 늘었다고 해서 모두 당뇨병 진단을 받지는 않습니다. 특히 임신으로 생긴 쥐젖은 출산 후 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되돌아오고 체중이 줄면 자연스럽게 크기가 줄거나 사라지기도 합니다. 출산 후까지 상태를 지켜본 뒤 치료를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Q3. 집에서 쥐젖 제거용 손톱깎이로 떼어내거나 실로 묶어서 떼어내도 소독만 제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요?
A3. 이는 매우 위험한 방법입니다. 아무리 가정에서 소독약이나 불로 기구를 지지더라도 미세한 세균을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진피층 깊숙이 연결된 쥐젖의 뿌리 조직까지 깨끗하게 없애지도 못합니다. 실로 묶어 괴사시키는 방식도 위험합니다. 혈류만 차단된 채 썩은 조직이 피부에 장시간 붙어 주변의 정상 피부에 봉와직염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흉터가 크게 남거나 거뭇하게 색소 침착이 생겨 치료비가 더 들 수 있으니 병의원에서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