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수면 시간은 그대로인데 왜 피곤할까…불규칙한 소리가 ‘깊은 잠’ 깨운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팀, 성인 20명 대상 뇌파 분석⋯“무작위 소음 노출 시 깊은 수면·기억력 감소”

장기 기억 형성에 중요한 깊은 수면 단계를 확보하려면 소음에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잠자는 동안 뇌는 깨어 있는 동안 학습한 정보를 정리해 장기 기억으로 저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면 도중 깊은 수면 단계를 충분히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TV 소리나 음악, 대화 소리처럼 불규칙하게 들리는 소리는 전체 수면 시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깊은 수면을 방해해 기억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수면 중 무작위로 들리는 소리가 장기 기억 형성에 중요한 느린 뇌파(slow wave)의 전달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단어 암기와 손가락 순서 익히기 등 다양한 기억 과제를 수행한 뒤 3시간 동안 낮잠을 잤다. 이들은 이틀간 진행된 실험 과정에서 하루는 잠자는 동안 무작위 간격으로 재생되는 짧은 클릭 소리에 노출됐고, 다른 날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참가자들이 낮잠을 자는 동안 연구팀은 뇌파검사(EEG)로 이들의 수면 상태를 분석하고, 잠에서 깬 뒤 학습한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는지 다시 평가했다.

그 결과 무작위 소리에 노출된 날은 조용한 환경에서 잠을 잤을 때와 전체 수면 시간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깊은 수면 단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습한 내용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느린 뇌파가 뇌 전반으로 전파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다. 또한 잠들기 전 학습한 내용을 떠올리는 능력도 떨어졌다.

깊은 수면에서는 느린 뇌파가 대뇌 전반으로 퍼지며 낮 동안 학습한 정보를 정리해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과정을 돕는다. 연구팀은 무작위 소리가 이 뇌파의 전파를 방해하면서 기억 형성 효율도 함께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수면 중 소리를 활용해 기억력을 높이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지만, 적절하지 않은 청각 자극은 오히려 수면과 기억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만 이번 연구에선 다양한 연령과 실제 생활환경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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