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관련 유전자 변이 약 2만3000개의 기능을 AI로 분석한 연구와 약 8100억원 규모의 소아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 기술수출 등 정부의 보건의료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나온 성과 30건이 올해 우수성과로 뽑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논문 16건, 특허 6건, 기술이전 4건, 사업화 3건, 고유성과 1건을 ‘2026년 보건의료 연구개발(R&D) 우수성과 30선’으로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우수성과 30선은 연구자의 연구 의욕을 높이고 보건의료 연구성과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진흥원과 국립암센터, 국립정신건강센터, 국립재활원 등 관계기관이 발굴한 후보를 예비심사와 우수성과추천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올해는 AI·정밀의료·첨단 의료기기·신약개발을 비롯해 글로벌 기술수출과 국내 최초 사업화 등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성과가 포함됐다. 복지부의 보건의료 R&D 지원을 받아 나온 기초·응용·개발 단계 성과 가운데 학술적 우수성, 기술혁신성, 산업적 파급효과, 국민 건강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논문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으며, 기술이전과 사업화까지 이어진 성과는 7건이었다.
ATM 유전자 변이 약 2만3000개 분석…AI로 기능 예측
논문 분야 대표 성과로는 김형범 연세대 교수 연구팀의 ‘암 위험도를 높이는 ATM 유전자 변이 대량 발굴’이 선정됐다. ATM은 손상된 DNA를 감지하고 복구 과정을 조절해 유전체의 안정성을 지키는 유전자다.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암 발생 위험과 환자 예후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개별 변이가 실제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았다.
연구팀은 ATM 유전자의 단일염기변이 약 2만3000개를 인간 세포에 도입해 기능을 직접 평가했다. 이 결과를 학습한 AI 딥러닝 모델 ‘딥에이티엠(DeepATM)’도 개발해 그동안 의미를 해석하기 어려웠던 변이의 기능을 예측했다.
연구 결과는 2025년 9월 국제학술지 《셀(Cell)》에 실렸다. 진흥원은 암 치료전략과 환자 예후 예측에 활용할 정밀의료 기반을 마련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수혈 준비와 발달장애 감별에도 AI가 활용됐다. 유준상 성균관대 연구팀은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필요한 수혈량을 예측하는 AI를 개발해 해외 전자의무기록과 연동했다. 천근아 연세대 연구팀은 자폐성 발달장애 관련 바이오헬스 데이터를 이용한 감별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소바젠 뇌전증 치료제, 약 8100억원 기술수출
기술이전 분야에서는 소바젠의 소아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 후보물질 ‘소바젠105(SVG105)’가 대표 성과로 꼽혔다. SVG105는 질환의 근본 원인을 표적으로 삼는 리보핵산(RNA) 치료제다. 소바젠은 효능과 안정성을 확인한 뒤 2025년 9월 이탈리아 중추신경계 전문 제약사 안젤리니 파마와 약 81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앱클론은 CD19 표적 CAR-T 세포·유전자치료제 ‘네스페셀’을 해외에 기술이전했다. 국립암센터는 소화기암 진단과 치료에 함께 쓰는 테라노시스 영상소재·진단의료기기 기술을 이전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한 개인별 면역독성 평가용 고감도 p-편광 반사도 측정기술도 기술이전 성과로 선정됐다.
테르가제 출시·화장품 79억원 매출…사업화 성과 3건
제품 출시와 매출로 이어진 사업화 성과는 3건이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데 쓰는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플랫폼 기술 ‘하이브로자임(Hybrozyme)’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토대로 국내 최초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단독제형인 ‘테르가제주’를 상용화했다. 테르가제주는 2024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2025년 매출은 23억5000만원이었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리포좀 기술을 사업화해 7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비대면 원격진단 로봇을 고도화하고 MUTE-Seq 기반 초정밀 암 진단 키트를 상용화했다.
사업화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품목허가까지 이어진 의료기기 성과도 있다.
서태석 경희대 연구팀은 최대 15개 검체에서 코로나19를 포함한 호흡기 바이러스 7종을 60분 안에 동시에 진단하는 회전형 현장분자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
오광빈 뮨 연구팀은 중환자실 환자가 동맥관으로 채혈할 때 버려지는 혈액을 줄이는 자동화 시스템 ‘랩라인(LABline)’을 개발해 식약처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다.
박수연 동신대 연구팀도 피부에 붙이면 녹는 용해성 마이크로니들침 한의 의료기기의 임상 근거를 확보하고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치매·암 연구부터 의료현장 개선까지
30선에는 기술이전과 사업화뿐 아니라 환자 치료와 의료현장 개선을 목표로 한 연구도 다수 포함됐다.
치매·퇴행성 뇌질환 분야에서는 한국인 맞춤형 알츠하이머병 유전위험 예측기술, 산발성 알츠하이머병 생쥐모델, 파킨슨병 단일세포 분자 뇌지도, 한국형 치매 예방 다중영역 중재 프로그램 등이 선정됐다.
암 분야에서는 악성 뇌종양의 발병과 종양 내 이질성을 일으키는 전암세포 규명, 폐경 전 호르몬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전략, 다발골수종을 직접 공격하는 면역세포 연구가 이름을 올렸다.
후기 조산 쌍태아의 호흡기 합병증을 줄이는 산전 스테로이드 연구, 줄기세포 치료 효과를 높이는 산소 방출 하이드로겔, 눈 뒤쪽에 치료제를 전달하는 마이크로니들 기술도 들어갔다.
복지부와 진흥원은 선정된 성과를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정부포상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등에 추천할 계획이다.
성과 사례집도 발간하고 성과교류회 전시와 온라인 콘텐츠 제작을 추진한다. 30건의 자세한 내용은 오는 9월 진흥원 홈페이지와 보건의료기술 종합정보시스템에 공개될 예정이다.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우수성과 30선은 연구자들의 도전과 혁신이 세계적 수준의 연구성과뿐 아니라 국민 건강 증진과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차 원장은 “연구개발 전 주기 지원과 성과 확산을 강화해 혁신기술이 기술이전과 사업화,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 R&D 우수성과 30선, 어떤 연구가 뽑혔나
이번 30선에는 암·치매 연구부터 AI 진단, 의료기기, 신약 기술이전, 제품 사업화까지 다양한 성과가 포함됐다.
1. 정밀 유전자·보체치료 기술
고영일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은 바이러스와 핵산을 기반으로 한 정밀 유전자·보체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임상에 적용했다.
2. 암대사 기반 차세대 항암치료법
김수열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한미 공동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대사 특성을 이용한 차세대 항암치료법을 도출했다.
3. 악성 뇌종양 전암세포 규명
김현정 고려대학교 연구팀은 악성 뇌종양의 발생과 종양 내부의 이질성을 일으키는 전암세포를 규명했다.
4. ATM 유전자 변이 대량 분석
김형범 연세대학교 연구팀은 암 위험도를 높이는 ATM 유전자 변이 약 2만3000개의 기능을 분석하고 AI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5. 대용량 DNA 삽입 기술 개선
박성국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 연구팀은 정밀한 대용량 DNA 삽입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파일링 기술을 개발했다.
6. 폐경 전 전이성 유방암 치료전략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폐경 전 호르몬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했다.
7. 다발골수종 공격 면역세포 발견
조현수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은 혈액암인 다발골수종 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했다.
8. 소화기암 진단·치료 영상소재
최용두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소화기암의 진단과 치료에 함께 쓰는 테라노시스 영상소재와 진단의료기기를 개발해 기술이전했다.
9. 한국인 알츠하이머병 유전위험 예측
김희진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한국인 맞춤형 알츠하이머병 유전위험 예측기술과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 검증 플랫폼을 구축했다.
10. 소아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 SVG105
박상민 소바젠 연구팀은 mTOR 체성돌연변이를 표적으로 삼는 소아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 SVG105를 개발해 약 81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11. 산발성 알츠하이머병 생쥐모델
안지인 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은 산발성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할 수 있는 생쥐모델을 구축하고 병리 제어기전을 규명했다.
12. 파킨슨병 모델·단일세포 뇌지도
이연종 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은 새로운 형질전환 파킨슨병 모델을 만들고 단일세포 수준의 분자 뇌지도를 구축했다.
13. CAR-T 치료제 네스페셀 기술이전
이종서 앱클론 연구팀은 CD19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세포·유전자치료제 ‘네스페셀’을 해외에 기술이전했다.
14. 자폐성 발달장애 감별진단 기술
천근아 연세대학교 연구팀은 자폐성 발달장애 관련 바이오헬스 데이터를 이용한 감별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15. 한국형 치매 예방 프로그램
최성혜 인하대학교 연구팀은 운동과 인지훈련, 영양관리 등을 결합한 한국형 치매 예방 다중영역 중재 프로그램의 효과를 입증하고 보급 기반을 마련했다.
16. 개인별 면역독성 측정기술
김동형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팀은 개인별 면역독성을 민감하게 평가하는 p-편광 반사도 측정기술을 개발해 기술이전했다.
17. 코 분비물을 이용한 비부비동염 진단
나민석 연세대학교 연구팀은 제2형 만성 비부비동염을 비침습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코 분비물 바이오마커를 발굴했다.
18. 용해성 마이크로니들침 의료기기
박수연 동신대학교 연구팀은 피부에 붙이면 녹는 마이크로니들침 한의 의료기기의 임상 근거를 확보하고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19. 호흡기 바이러스 7종 동시 진단
서태석 경희대학교 연구팀은 최대 15개 검체에서 코로나19를 포함한 호흡기 바이러스 7종을 60분 안에 진단하는 회전형 현장분자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
20. 혈액 보존 채혈 시스템 LABline
오광빈 뮨 연구팀은 중환자실 환자가 동맥관으로 채혈할 때 버려지는 혈액을 줄이는 자동화 시스템 ‘LABline’을 개발해 식약처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다.
21. 수술 환자 수혈 AI
유준상 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은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필요한 수혈량을 예측하는 AI를 개발해 해외 전자의무기록과 연동했다.
22. 후기 조산 쌍태아 호흡기 합병증 감소
전종관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연구팀은 산전 스테로이드 사용이 후기 조산 쌍태아의 호흡기 합병증을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23. 피부 오가노이드 아토피 모델
강경선 서울대학교 연구팀은 만능성 줄기세포에서 만든 피부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아토피 피부염 모델을 제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24. 인공난소용 3D 바이오프린팅 패치
신정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은 난소조직 이식과 인공난소 구현을 돕는 혈관 생성 촉진형 3D 바이오프린팅 하이드로젤 패치를 개발했다.
25. 산소 방출 하이드로겔
이재서 경희대학교 연구팀은 이식한 줄기세포에 산소를 공급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하이드로겔 플랫폼을 개발했다.
26. 세포 표적형 AAV 전달체
장재형 연세대학교 연구팀은 체내 특정 세포를 찾아가도록 설계한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유전자 전달체 플랫폼을 개발해 기술이전했다.
27. 눈 뒤쪽 약물전달 마이크로니들
정형일 연세대학교 연구팀은 망막 등 눈 뒤쪽에 치료제를 전달하는 경로 생성형 하이드로젤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개발했다.
28. 원격진단 로봇·암 진단 키트
김태훈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연구팀은 비대면 원격진단 로봇을 고도화하고 MUTE-Seq 기반 초정밀 암 진단 키트를 상용화했다.
29. 알테오젠 테르가제주 출시
이선배 알테오젠 연구팀은 정맥주사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단독제형 ‘테르가제주’를 출시했다. 2025년 매출은 23억5000만원이었다.
30. 코스맥스 화장품 리포좀 기술
이준배 코스맥스 연구팀은 화장품 리포좀 기술을 사업화해 7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