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간협 “의협·병원협·의학회, 전담간호사 교육공백엔 관심 없다가 이제 와 독점 프레임”

대통령 면담 재차 촉구…“의료현장 목소리 들어달라”

대한간호협회가 7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을 재차 요청했다. 이들은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교육·관리체계 일원화와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사진=대한간호사협회

전담간호사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가르치고 평가할지를 놓고 간호계와 의료계가 두 달째 대립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6일 저녁 성명을 내고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의학회를 향해 "진료지원업무 제도의 취지와 간호법의 입법 목적, 의료현장의 현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정면 반박한 데 이어, 7일 오전 10시 30분에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재차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국 17개 시·도간호사회를 대표해 모두발언에 나선 서울특별시간호사회 박정선 회장은 “이번 면담 요청은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와 국민의 생명이 걸린 국가적 과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분절된 전담간호사 교육 체계로는 교육의 질과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교육과 평가, 질 관리가 하나의 체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간호협회가 요구하는 것은 권한 확대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통합적 교육·질 관리체계 구축”이라며 “이는 의료교육의 기본 원칙이자 국제적으로도 검증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특별시간호사회 박정선(가운데) 회장이 7일 이재명 대통령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국민의 생명과 환자 안전을 위한 올바른 간호정책을 함께 논의해 줄 것을 요구하며 면담을 공식 요청하고 있다. 사진=대한간호협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듣지 않는 정부, 소통의 창을 열라’를 주제로 상징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대표단은 우산을 접은 채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를 듣고 있다가 마지막 호소가 끝난 뒤 동시에 우산을 펼쳤다. 우산 안쪽에는 ‘소통’, ‘경청’, ‘대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참석자들은 “대통령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주십시오”를 세 차례 함께 외쳤다.

이어진 구호 제창에서는 “의사들이 떠난 자리 간호사가 지켜냈다”, “전문성을 인정하라”, “교육관리 운영체계 간협에게 일임하라”, “보건복지부는 간호법을 올바르게 완수하라” 등을 외치며 정부의 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회견은 "58만 간호사의 간곡한 외침, 대통령님 면담을 재차 촉구합니다"라는 주제로, 지난달 23일부터 매주 화요일 이어온 릴레이 집회의 연장선이다. 최근 경기 지역 한 병원에서 선배 간호사들의 직장 내 괴롭힘, 이른바 '태움'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빈 간호사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해 현장 발언과 면담 요청문 낭독, 우산을 펼치는 상징 퍼포먼스로 마무리하고, 회견 후 면담 요청서를 청와대 측에 전달한다.

보건복지부는 전담간호사 교육과정 운영·수료증 관리와 교육기관 지정·평가 업무를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자 간호협회는 이를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조치라며 반발해왔다.

간협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의학회는 지난 2일 공동성명 발표로 대응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 박명하 상근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료지원업무가 간호사의 독자적 영역이 아니라 의사의 판단과 지도·위임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라는 점을 짚었다. 교육과 평가가 연계돼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연계가 간호협회의 '독점'을 뜻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박 부회장은 "평가독립성과 이해상충 방지, 외부검증 절차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호협회는 6일 저녁 성명을 통해 조목조목 되받아쳤다. 먼저 2024~2025년 의료공백 기간 동안 전담간호사 교육에 사실상 관심도 책임도 보이지 않던 이들 단체가 이제 와서 간호협회의 역할을 문제 삼는 것을 두고 "적반하장"이라고 직격했다. 오래전부터 수술실·중환자실·응급실·심혈관센터 같은 고위험 분야에서 전담간호사를 실제로 교육하고 임상역량을 쌓아온 주체는 현장 간호사와 간호협회이었다는 점을 내세웠다.

해외 사례를 보는 시각도 뚜렷하게 갈렸다. 의협·병원협·의학회는 미국 PA, 영국 PA·AA, 호주 NP 제도를 근거로 "간호협회가 교육·평가·자격관리를 독자적으로 맡아야 한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간호협회는 "해외 제도의 본질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억지 주장"이라고 맞받았다. 협회에 따르면 미국 PA와 영국 PA·AA는 대학원 석사학위 과정이고, 호주 NP도 임상경력을 갖춘 간호사가 대학원 석사과정을 거쳐 국가 자격을 취득하는 고급실무간호사 제도다. 반면 국내 전담간호사 교육은 이미 면허를 취득하고 수년간 임상경력을 쌓은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비학위 계속교육이어서, 새로운 전문직을 양성하는 해외 석사과정과 목적·대상·운영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 둘을 단순 비교하는 것을 "제도적 성격을 의도적으로 혼동시키는 궤변"이라고 규정했다.

간호협회는 또 "의사단체는 교육과 평가의 분리를 주장하면서도 전공의 교육과 전문의 수련 및 평가는 의료계 내부에서 통합 운영하고 있다"며 "자신들에게는 허용되는 체계를 간호계에는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지적했다.

진료지원업무를 의사의 지도 아래 수행하는 만큼 교육관리에도 이들 단체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간호협회는 "진료의 법적 책임과 교육의 전문성 관리를 혼동한 논리"라며 맞섰다. 전담간호사 교육은 간호 전문성의 영역으로, 간호 전문직이 책임지는 게 국제적 전문직 교육 원칙에도 맞는다고 강조했다.

간호협회는 교육체계가 분산될 경우 의료기관 편의에 따라 법령 범위를 벗어난 과잉교육이나 핵심 이론교육을 생략한 과소교육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며, 자신들이 주장하는 '일원화'가 표준 교육과정 개발, 교육기관 동일 기준 평가, 평가 결과의 교육 개선 환류로 이어지는 통합적 질 관리체계 구축이지 특정 단체의 권한 확대가 아니라고 못박았다.

정부를 향해서는 "권한 분산이 아니라 전문성과 책임성에 기반한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육·평가관리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들 단체의 문제 제기를 "근거 없는 '독점 프레임'"이라고 일축했다.

복지부는 앞서 지난 2일 행정예고로 전담간호사 교육의 최소 이수기준을 내놓았다. 이론 40시간·실기 40시간을 합쳐 교육 80시간 이상, 현장실습 200시간 이상을 담은 고시 제정안이다. 교육과정의 기본 틀은 갖췄지만, 교육기관 지정·평가 주체를 둘러싼 간호계와 의료계의 대립은 오늘 청와대 앞 회견을 기점으로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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