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뺨 속에 생긴 거대한 혹 때문에 얼굴이 비뚤어지고 뼈까지 녹아내린 53세 남성의 사연이 보고됐다.
모로코 아가디르 CHU 무함마드 6세 대학병원 이비인후과 의료진은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매우 희귀한 얼굴 종양을 치료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 남성은 무려 8년 동안 왼쪽 뺨이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겪었다. 혹의 크기는 가로 약 8cm, 세로 약 10cm로 어른 주먹만 했다. 너무 커진 혹 때문에 입안 입천장과 코 내부 벽이 밀려났고, CT 촬영 결과 얼굴뼈 일부가 녹아내린 심각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혹의 크기가 너무 크고 주변 조직과 뼈를 파괴하고 있어 처음에는 악성 종양(암)을 강력히 의심했다.
그러나 의료진이 입안을 통해 조직 검사를 두 차례 실시한 결과, 침샘에 생기는 비교적 흔한 종양인 '형선종'라는 결과가 나왔다. 의료진은 얼굴 신경을 안전하게 분리한 가운데 정밀하게 수술을 진행해 혹을 통째로 떼어냈다. 수술 후 제거한 혹을 현미경과 면역 염색법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최종 진단은 다형선종이 아니라 전체 침샘 종양 중 1%도 안 되는 극히 희귀한 양성 종양인 '근상피종(Myoepithelioma)'으로 밝혀졌다.
뺨 속 침샘에서 자란 희귀 '상피종', 암과 구별하기 힘든 이유
근상피종은 침을 만들어내는 침샘 세포 중 겉에서 수축을 도와주는 '근상피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증식해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암은 아니지만 의사들도 진단하기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자라나는 모양이 고체 형태, 그물망 형태 등 사람마다 너무 다르고, 세포의 모양도 뾰족한 모양, 둥근 모양 등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환자처럼 크기가 엄청나게 커지면 겉모습만 보고 암으로 오해하기 쉽다.
수술 전 조직 검사에서 흔한 종양(다형선종)으로 잘못 나왔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근상피종은 현미경으로 봤을 때 다른 침샘 종양들과 구별하기 어렵다. 수술로 혹을 완전히 꺼낸 뒤 단백질 반응을 보는 특수 정밀 검사(면역조직화학검사)를 거쳐야만 진짜 정체를 밝혀낼 수 있다.
얼굴 신경 살리는 정밀 수술이 핵심… 재발 막으려면 '완전 절제' 필수
근상피종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수술로 혹을 깨끗하게 도려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 환자처럼 혹이 뺨 깊숙한 곳까지 퍼져 있으면 수술 난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얼굴에는 표정을 짓게 만드는 눈, 코, 입으로 가는 '안면 신경'들이 지나가는데, 이 신경들이 혹 바로 옆이나 위에 지나가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귀 앞쪽부터 목까지 피부를 절개한 뒤, 돋보기로 보듯 미세하게 신경들을 먼저 찾아내서 옆으로 안전하게 치워놓고 그 밑에 숨은 거대 혹을 잘라냈다.
환자는 수술 직후 왼쪽 얼굴에 약간의 마비 증상이 나타났으나, 이는 신경을 살리기 위한 수술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환자는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와 얼굴 운동 재활 치료를 받았고, 6개월 뒤에는 마비가 거의 다 풀려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았다.
의료진은 "근상피종은 암이 아니라서 통째로 잘 떼어내면 다시 생길 확률이 낮지만, 간혹 수술하고 20년이 지난 뒤에 다시 자라나는 경우도 보고된 적이 있다"며 "수술을 깨끗이 받았더라도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점검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