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2일 (수)

잠 돕는 멜라토닌, 통증도 줄인다?…진통제 대신 먹어도 될까

23개 무작위시험 분석…만성 통증 완화 가능성, 진통제 대체는 아직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에 따르면, 불면증 치료제로 쓰이는 멜라토닌에는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멜라토닌 보조제는 흔히 불면증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토닌은 뇌가 분비하는 수면 호르몬이다. 해가 지고 밤이 되며 뇌가 멜라토닌을 분비해 ‘잘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분비가 늘어나면 체온이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졸음이 오면서 몸의 24시간 생체 시계가 유지된다.

이런 특성 덕분에 증상이 심하지 않은 불면증 환자는 멜라토닌 성분이 있는 보조제로 치료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형태로 여러 제품이 허가를 받았다. 멜라토닌이 함유된 젤리 형태의 보충제를 해외에서 직구로 구매해 사용하는 환자도 있다.

멜라토닌, 통증 완화 효과가?

호주 시드니대 의대가 이끄는 다국적 연구팀은 최근 멜라토닌이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통증학회 공식 학술지》에 1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멜라토닌의 통증 완화 효과를 다룬 무작위 대조시험 23편(총 참가자 2028명)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하루에 한 번, 최대 90일간 멜라토닌 보조제를 복용했다. 복용 용량은 1~10mg으로 다양했다.

실험 결과를 분석한 결과, 멜라토닌은 참가자들의 만성 통증을 평균 100점 만점에 8.96점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통증에는 △허리통증 △관절염 △류마티스 △섬유근육통 등이 포함됐다.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평균 6.76점 감소)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다만 참가자를 공정하게 무작위 배정한 뒤 객관적으로 통증을 측정한 연구 3편(총 참가자 176명)만 따로 분석했을 때는 명확한 효과가 나타났다. 멜라토닌 투여군의 통증 감소가 대조군 대비 평균 10.04점 감소한 것이다.

연구팀은 “효과 자체만 놓고 봤을 땐 기존 만성 통증 완화에 사용되는 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보다 뛰어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술 후 통증에는 효과 없어…보조 치료로 활용 가능한 수준

연구팀은 멜라토닌의 작용 원리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해석했다.

멜라토닌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활성산소 수치를 낮추고 염증 반응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또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흥분하지 않도록 막는다. 이 때문에 일상에서 통증 정도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또 수면을 돕는 멜라토닌 덕분에 참가자들이 잠을 더 잘 자면서, 스트레스 수준이나 염증 수치가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멜라토닌의 진통 효과가 기존 진통제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인공관절술이나 척추 수술, 골절 수술 등 근골격계 수술을 받은 뒤 생기는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지점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 멜라토닌 복용량이 많을수록 통증이 더 큰 폭으로 완화되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복용 기간이 길어지면 통증 감소 효과가 덩달아 커졌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멜라토닌 보조제는 먹자마자 바로 통증을 억제한다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며 몸의 상태를 조금씩 바꾸는 작용을 할 수 있다”며 “치료를 돕는 보조 요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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