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운자로, 오젬픽 등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는 미각과 후각 이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50% 가까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의대 연구진은 전 세계 170개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을 바탕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 87만 6948명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처방 받은 환자와 다른 당뇨병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를 각각 43만 8474명씩 성향점수매칭해 길게는 2년간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GLP-1 계열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는 미각 또는 후각 이상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48% 높았다. 각 감각별로 나눠 보면, 후각 이상 발생 위험은 81%, 미각 이상 위험은 52% 높았다.
다만, 연구진은 절대적인 발생 빈도는 매우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신경 손상과 혈액순환 저하 등의 영향으로 미각과 후각 이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데, GLP-1 치료제가 이러한 위험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GLP-1 계열 치료제는 식욕을 조절하는 장과 뇌뿐 아니라 미각세포와 맛·냄새, 보상 체계를 처리하는 뇌 영역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욕 조절 전문가인 마두샤 페이리스 박사는 “맛은 혀에서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혀가 단맛, 쓴맛, 신맛, 감칠맛 등을 감지하는 동시에 장에서도 영양소를 감지해 GLP-1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고, 이 호르몬이 뇌에 포만감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맛과 포만감은 같은 영양소 감지 시스템과 연결돼 있다"며 "GLP-1 농도가 평소보다 훨씬 높아지면 이 시스템에 전달되는 신호가 달라질 수 있어 맛과 냄새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는지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페이리스 박사는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유사한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보도된 바 있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에서도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를 사용하는 환자 5명 가운데 약 1명은 음식이 이전보다 더 짜거나 더 달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반면 쓴맛이나 신맛에 대한 인식에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또 미각 변화를 경험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더 큰 포만감을 느꼈다고 답할 가능성이 두 배가량 높았으며, 특히 음식이 더 달게 느껴진다고 답한 환자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들 가운데 67%는 식욕 감소를 경험했고, 음식에 대한 갈망이 줄었다고 보고할 가능성도 85% 높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각 변화만으로 체중 감소를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체중 감량 효과는 운동, 식습관, 수면,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GLP-1 계열 치료제가 미각과 후각에 미치는 영향을 대규모 환자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후향적 관찰연구인 만큼 약물이 직접 이상을 유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와 발생 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이비인후과학-두경부외과(JAMA Ot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에 ‘Smell and Taste Disturbances Among 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 User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GLP-1 치료제를 사용하면 모두 미각이나 후각 이상이 생기나요?
아니다. 연구에서는 GLP-1 치료제 사용자의 미각·후각 이상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높았지만, 절대적인 발생 빈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Q2. 왜 GLP-1 치료제가 맛과 냄새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GLP-1 치료제는 식욕을 조절하는 장과 뇌뿐 아니라 미각세포와 맛·냄새를 처리하는 뇌 영역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발생하는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Q3. 미각 변화가 체중 감량의 원인인가요?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체중 감소는 약물 효과와 함께 운동, 식습관, 수면,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미각 변화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