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가 찢어질 듯한 급성 복통과 구토 증세로 응급실을 찾은 30대 초반 여성이 난임 시술 과정에서 맞은 호르몬 주사의 부작용으로 확인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미국 플로리다대 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은 난임 치료를 위해 과배란 유도제를 투여받은 뒤, 심한 복통과 복수 저류(차오름) 증상으로 응급실에 옮겨진 31세 여성의 난소과자극증후군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평소 은행원으로 일하던 이 환자는 어느 날 새벽부터 하복부의 극심한 통증과 멈추지 않는 구토, 복부 팽만감을 일으켜 응급실로 실려 왔다. 환자는 난임증으로 약 일주일 전부터 산부인과에서 대량의 인간 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과배란을 유도하던 중이었다.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과 초음파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환자의 양쪽 난소가 정상 크기의 수배에 달하는 약 10cm 이상으로 퉁퉁 부어올라 있었고, 골반과 복강 전체에 많은 양의 복수가 차 있었다. 과도하게 투여된 호르몬이 난소의 모세혈관 투과성을 급격히 높이면서, 혈관 속 수분이 빠져나와 배에 고이고 난소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환자를 즉시 집중치료실에 입원시키고 안정을 취하게 했다. 수액을 투여해 혈관 내 수분 용적을 유지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바로잡는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다. 다행히 생체 징후가 안정적이고 콩팥 기능 손상이나 혈전증 등 합병증으로 진행되지 않아, 복강 천자 시술을 하지 않고 모니터링을 계속했다.
치료 5일째, 환자의 배 통증과 구토는 완전히 멈췄다. 부어올랐던 난소 크기도 서서히 줄기 시작했고, 복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환자는 입원 8일째에 무사히 퇴원했다. 퇴원 2주 후 진행된 추적 관찰에서도 난소는 정상 크기를 회복했고 예후도 좋았다. 연구팀은 “최근 아이를 갖기 위해 배란 유도 주사를 맞는 여성이 늘고 있다. 시술 후 심한 복통이나 호흡 곤란이 온다면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Ovarian Hyperstimulation Syndrome: An Unusual Cause of Abdominal Pain Presenting to the Emergency Department)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난소과자극증후군은 난임 시술을 받는 여성의 약 1~5%에서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배란을 유도하기 위해 쓰는 호르몬이 과도하게 작용하면 혈관 벽이 헐거워져 수분이 사방으로 빠져나간다. 이 때문에 심한 복통을 일으키고 피가 끈적해져 혈관이 막히는 혈전증, 신부전, 호흡 곤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난임 치료의 핵심 과정인 과배란 유도는 난소를 인위적으로 자극하는 만큼, 이런 위험성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정상적인 생리 주기에서는 한 달에 하나의 난포만 성숙한다. 반면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 시술(체외수정)을 할 때는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호르몬제를 투여해 한 번에 여러 개의 난자를 키워낸다. 이 과정에서 난포가 너무 많이 자라거나 호르몬 수치가 치솟으면 난소과자극증후군이 발생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가 나타나면서, 난임 및 이에 따른 시술 건수도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난임 진단을 받는 환자는 연간 23만 명을 넘어섰다. 2024년 난임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받은 환자는 23만4772명이었다.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 난임 시술을 받는 환자 수도 해마다 증가해 연간 14만 명 안팎이나 된다. 이제 태어나는 아기 10명 중 1명 이상이 난임 시술을 통해 세상에 나올 정도다.
정부 지원이 확대되면서 난임 환자의 비용 부담은 과거에 비해선 크게 줄었다. 과거에는 시험관아기 시술 1주기당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전액 환자가 부담해야 했다. 현재는 건강보험 급여 확대와 지자체별 추가 지원책 덕분에 본인 부담률이 대폭 낮아졌다. 지원 대상과 횟수 제한도 점차 폐지되는 추세다. 다만 신선 배아나 동결 배아 등 시술 종류와 개인의 난소 반응도에 따라 비급여 항목이나 추가 약제비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직도 많은 환자들에게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뒤따른다.
통상 인공수정의 임신 성공률은 주기당 약 10~15% 수준이고, 체외수정(시험관아기)의 성공률은 약 30~40%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평균치일 뿐, 임신 성공률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여성의 나이다. 35세 미만의 임신 성공률은 40%를 넘지만, 40세 이상으로 넘어가면 성공률이 10% 미만으로 뚝 떨어진다. 난자의 질 저하와 염색체 이상 빈도 증가 탓이다.
배란 유도 주사(과배란 주사)를 맞는 동안에는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로 난포의 성장 속도를 예측해야 한다. 난임 시술 후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하복부 통증, 소변량 감소 등의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처치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안전하게 예쁜 아기를 만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난소과자극증후군(OHSS)이 발생하기 쉬운 고위험군이 따로 있나요?
A1. 네, 있습니다. 나이가 35세 미만으로 비교적 젊고 마른 체형의 여성인 경우 호르몬 자극에 난소가 예민하게 반응해 발생 확률이 높습니다. 평소에 배란이 잘 안 되고 작은 난포들이 여러 개 관찰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 이전 난임 시술 과정에서 이 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는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Q2. 난임 시술 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을 누구나 받을 수 있는지 여부와 지원 범위를 알려 주세요.
A2.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출산 장려 정책에 따라 지원 장벽이 거의 허물어졌습니다. 과거에 있던 소득 기준 규정이 대부분 폐지돼 소득과 상관없이 지원받을 수 있으며, 시술 차수별 지원 횟수도 확대됐습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시술비 중 본인부담금과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해 한 주기당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 이상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시술 전 거주지 보건소 등에서 지원 자격을 먼저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3. 나이가 많을수록 시험관 시술 성공률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이를 극복할 방법이 있나요?
A3. 연령에 따른 난소 기능 저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종 맞춤형 프로토콜을 사용합니다. 고령 환자의 경우 난소를 덜 자극하는 저자극 요법이나 자연주기 시술을 선택하기도 하며, 자궁 내막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배아를 바로 이식하지 않고 다음 주기에 동결 배아로 이식하는 방법을 씁니다. 아이가 잘 생기지 않는다면, 서둘러 산부인과 난임 전문의를 찾아 검사 받고 처방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