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7일 (금)

대형병원 퇴원 뒤 받아줄 곳 없었다…다리 괴사 89세 환자가 남긴 과제

급성기 병원도 요양시설도 감당 어려워…의료전달체계 빈틈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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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의료 처치가 필요한 초고령 중증 환자를 안정적으로 이어받을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다리 괴사가 진행된 89세 여성 환자의 절단 처치가 병실에서 이뤄진 사건을 계기로 초고령 중증 환자의 의료전달체계 공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법 위반 여부는 수사를 통해 가려질 사안이지만, 일부 현직 의사들은 이번 사건을 특정 요양병원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갈 곳 없는 중증 고령 환자를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에 따르면 지역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는 ‘더 이상 치료가 어렵다’는 판단을 받고 퇴원한 뒤, 입원 가능한 의료기관을 수소문한 끝에 지난 1일 인천의 Y요양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측은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일주일 뒤인 8일 병실에서 괴사한 다리 부위를 처치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병원 측 진술을 인용해 “환자의 무릎 부위는 이미 분리된 상태였고 뒤쪽 일부 조직만 가위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당시 환자의 신경이 손상돼 마취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고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 설명에 대해서는 의학적으로도 일정 부분 설명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혈액 공급이 장기간 차단돼 괴사가 진행되면 죽은 조직과 정상 조직 사이에 경계가 형성되고, 심한 경우 괴사 조직이 자연적으로 분리되는 사례도 보고된다. 이에 따라 병원 측 진술대로라면 이번 처치는 정상 조직을 절단했다기보다 이미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거나 정리하는 과정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번 사건에 대해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병원과 의사가 환자를 방치하지 않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여겨진다”고 적었다. 양 과장은 “특별한 치료가 없는 상태에서 대학병원에 오래 있기 어렵다”며 “그렇다고 썩은 다리가 있는 심부전 환자를 집이나 의사가 없는 요양원으로 데려갈 수도 없다. 남은 선택지는 요양병원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Y요양병원이 사실상 폐업에 해당하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앞으로 그 어떤 요양병원과 의사도 다리가 썩어가는 환자를 선뜻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설령 입원시키더라도 위험을 감수하며 적극적으로 처치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손을 대지 않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의사 신제욱 씨도 20일 유튜브 채널 ‘닥신TV’를 통해 “병실에서 처치가 이뤄졌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없었다는 점”이라며 “요양병원만 처벌하면 앞으로는 이런 환자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증 고령 환자, 어디로 가서 치료받을 수 있나

급성기 치료를 마친 뒤에도 지속적인 의료 처치가 필요한 초고령 중증 환자를 안정적으로 이어받을 의료기관은 많지 않다. 

고령 환자 가족들이 흔히 고려하는 대안 중 하나인 요양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장기요양시설로, 의료기관이 아닌 복지시설이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노인을 대상으로 돌봄과 일상생활 지원을 제공하는 곳으로 의사가 상주하지 않는다. 즉 수술이나 감염 관리, 전문 상처 처치 등 전문적인 의료 행위가 불가능하다. 

반면 요양병원은 의사가 상주하는 의료기관으로, 주로 만성질환 관리와 장기 입원 환자의 의료·재활을 담당한다. 의료법상 요양병원은 수술실 설치가 의무사항이 아니며,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지정기준에도 수술실 설치는 필수요건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상당수 요양병원과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은 응급수술보다는 재활과 장기 의료관리에 초점을 맞춰 운영된다. 

즉, 요양원에서 의료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환자가 요양병원으로 전원되더라도 요양병원 역시 적극적인 수술이나 응급처치를 수행할 인프라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대학병원이 이들 환자를 장기간 입원 치료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암이나 중증외상, 심뇌혈관질환 등 고난도 급성기 질환 중심으로 기능이 재편되고 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조정하고 있으며, 급성기 치료를 마친 환자는 지역 종합병원이나 요양병원 등으로 연계하는 의료전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신 씨는 “대학병원이 A씨와 같은 중증 고령 환자를 모두 장기 입원시키게 되면 급성기 병상이 사실상 요양병상으로 바뀌면서 응급·중증환자를 치료할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반대로 요양병원까지 이런 환자를 기피하게 되면 결국 환자는 갈 곳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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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o*** 2026-06-26 15:24:16

    요양병원 처벌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야 중증 고령 환자 관리가 됩니다.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의료 공백 없도록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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