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자의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가 새로운 적응증을 추가했다. 초기 치료 뒤 암이 진행되지 않은 특정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더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4일(현지시간)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의 적응증을 호르몬수용체 양성(HR+), HER2 양성(HER2+)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유지요법으로 확대 승인했다. 대상은 유도치료 이후 질병 진행이 확인되지 않은 성인 환자다.
유도치료는 암 크기를 줄이거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먼저 시행하는 초기 치료를 말한다. 이후 암이 다시 진행되는 것을 늦추고 치료 효과를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기 위해 이어가는 치료가 유지요법이다.
HR 양성·HER2 양성 유방암은 호르몬 신호와 HER2 신호가 모두 암 성장에 관여할 수 있는 유형이다. 이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HER2 표적치료와 내분비요법을 함께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내분비요법은 호르몬 신호를 조절해 HR 양성 유방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치료다. 다만 치료 이후에도 시간이 지나면 암이 다시 진행되거나 약제 저항성이 생길 수 있어, 치료 효과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전략이 중요하다.
암세포의 분열과 증식 과정에는 CDK4와 CDK6 효소가 관여한다. 입랜스는 이 효소들을 억제해 암세포가 계속 자라도록 하는 신호를 차단하고, 질병 진행을 늦추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2015년 FDA 승인을 받은 입랜스는 첫 CDK4/6 억제제로, 그동안 주로 HR 양성·HER2 음성 유방암 치료에 사용돼 왔다. 이번 승인으로 HR 양성이면서 HER2 양성인 환자에게도 유지요법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화이자에 따르면 입랜스의 주요 적응증 확대는 약 7년 만이다.
암 진행 늦추는 유지요법 효과 확인
허가의 근거는 3상 임상시험인 PATINA 연구다. 연구에는 HR 양성, HER2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참여했다. 이들은 탁산 계열 항암제와 HER2 표적치료제인 트라스투주맙 기반 유도치료를 받은 뒤 암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들이었다. 일부 환자는 퍼투주맙도 함께 사용했다.
연구진은 입랜스를 트라스투주맙, 필요 시 퍼투주맙, 내분비요법과 함께 사용한 군과 표준 유지요법만 받은 군을 비교했다.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은 HER2를 겨냥하는 대표적인 표적치료제다.
분석 결과 입랜스를 추가한 병용요법은 표준 유지요법만 사용한 경우보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24% 낮췄다. 입랜스 병용군의 중앙 무진행생존기간은 44.3개월로, 대조군보다 15.2개월 길었다. 무진행생존기간은 암이 더 진행되지 않고 유지된 기간을 뜻한다.
한편, 이번 결과가 전체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FDA는 전체생존기간 자료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허가의 핵심은 암 진행을 늦추고 유지치료 기간을 늘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