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이 어눌해지고 문장이 자주 끊기는 증상을 폐경 탓으로 여겼던 한 50대 여성이 뒤늦게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당시 의료진은 예상 생존기간이 12개월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는 진단 후 8년이 지난 현재도 생존해 있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미셸 딜거는 52세 때 말이 혼란스럽고 앞뒤가 맞지 않는 증상을 보였다. 가족들은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았지만 의료진은 폐경이나 불안 증상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증상이 계속되자 미셸은 산부인과 진료를 받았고, 담당 전문의는 그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응급 검사를 의뢰했다. 뇌 스캔 결과 검사 시작 약 30분 만에 뇌종양이 발견됐다.
미셸은 교모세포종(glioblastoma) 진단을 받았으며, 진단 당시 의료진으로부터 예상 생존기간이 약 12개월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이후 수술을 받았고 다행히 시한부 1년을 거뜬히 지나 건강한 일상을 살고 있다.
현재 60세가 된 미셸의 경험은 아들 잭 딜거에게도 큰 영향을 남겼다. 잭은 자신이 운영하는 스포츠 브랜드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1파운드(약 2000원)씩 뇌종양 연구단체에 기부하며 연구 지원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중년 여성 뇌종양, 폐경으로 오인되기도…어떤 증상 나타나나
뇌종양은 뇌 조직이나 뇌를 둘러싼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종양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며 두통, 구토, 시야 이상, 경련뿐 아니라 말이 어눌해지거나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언어장애, 성격 변화, 기억력 저하 등이 초기 신호로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이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에 생기면 대화가 매끄럽지 않거나 문장이 자주 끊기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뇌종양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10~22명 수준이다. 매년 약 3000~6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며 전체 암 발생의 약 0.7%를 차지한다. 원발성 뇌종양 가운데서는 신경상피세포종(신경교종)이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고, 뇌수막종(15~20%), 뇌하수체선종(11%), 신경초종이 뒤를 잇는다.
위 사연의 여성이 진단받은 교모세포종은 신경교종의 한 유형으로 성인에서 가장 흔한 악성 원발성 뇌종양으로 꼽힌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변 뇌 조직으로 침윤하는 특징이 있어 수술만으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국내 뇌종양 역학 연구에서도 교모세포종은 악성 뇌종양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며, 5년 상대생존율은 약 12%로 주요 악성 뇌종양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보고됐다.
중년 여성에서는 뇌종양 증상이 폐경 증상과 혼동될 수 있다. 폐경기에는 집중력 저하, 건망증, 피로감, 기분 변화, 수면장애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말이 자주 꼬이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도 일부 여성에서 경험할 수 있어 단순한 호르몬 변화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언어장애가 점차 심해지거나 한쪽 팔다리 힘이 약해지고 시야 이상, 반복적인 두통, 경련이 동반된다면 신경학적 질환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평소와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수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된다면 뇌 영상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뇌종양은 증상만으로 다른 질환과 구별하기 어려운 만큼,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변화된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