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가 지난 10년 동안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이들을 전담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수용자 증가와 함께 폭행, 자살 시도 등 교정시설 내 사고도 크게 늘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부천시갑)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는 657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3296명과 비교해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교정시설은 전국 54개 시설 가운데 진주교도소 단 1곳뿐이었다. 서울동부구치소 파견 인력까지 포함해도 전국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총 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수용자 증가와 함께 교정시설 내 안전사고도 늘고 있다. 수용자 간 또는 수용자와 직원 간 폭행 사건은 2016년 523건에서 지난해 910건으로 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살 시도 및 자살 사건도 59건에서 119건으로 두 배 늘었다.
문제는 출소 이후에도 이어졌다. 정신질환 수용자의 재범률은 65%로 전체 재범률(22%)의 약 3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들의 치료와 재활, 지역사회 복귀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재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교정시설 과밀수용 문제도 여전하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4년 교정시설 수용률은 125.3%에 달했으며, 교정공무원들은 ‘과밀수용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량과 인력 부족’을 가장 큰 직무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
교정 시설 내 전문의 부족 문제는 원격진료로 일부 보완되고 있다. 교정시설 원격진료 가운데 정신과 진료 비중은 87~88%에 달했으며, 정신과 원격진료 인원은 2021년 2만5073명에서 2025년 4만5900명으로 5년 새 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서 의원실에 제출한 검토 의견에서 ‘정신병적 원인 의심’ 판단을 소장에게만 맡긴다는 내용의 현행 형집행법 시행규칙 제220조의 한계를 지적했다. 현재는 정신질환 의심 여부에 대한 판단이 교정시설 소장에게 집중돼 있어 전문 진료 의뢰가 적시에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는 정신질환 진단을 뜻하는 F코드 진단 이력, 최근 정신과 진료 기록, 장기 금치 또는 보호실 수용 예정 등 객관적 요건에 해당할 경우 소장 판단과 무관하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의무적으로 의뢰하도록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출소 이후에는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주거·복지·고용 서비스를 연계하는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법무부는 최근 ‘교정시설 수용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및 로드맵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정신질환 수용자를 위한 치료 수용동 표준모델 설계와 중증도 분류체계 개발 등 의료 처우 개선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치료감호 체계 개편 연구도 함께 진행 중이다.
서영석 의원은 “정신질환 수용자의 징벌과 치료, 출소 후 지역사회 연계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형집행법 개정과 복지 연계 체계 구축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