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를 맞아 장거리 운전을 앞두고 있다면 차량 점검과 더불어 ‘수면 점검’도 필요하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으면 반응 속도와 판단력이 떨어지고, 순간적으로 잠에 빠지는 ‘미세수면(microsleep)’까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졸음운전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의 최근 3년(2022~2024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졸음운전 교통사고는 총 5521건 발생했다. 2024년에만 1656건의 사고가 발생해 36명이 숨지고 3183명이 다쳤다.
졸음운전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출발 전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3년 국제학술지 《Nature and Science of Sleep》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수면 시간과 운전 수행 능력·사고 위험을 다룬 61개 연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8시간 이상 충분히 잔 사람과 비교해 수면 시간이 6~7시간이면 차량 충돌 위험이 약 30% 높았고, 하룻밤 수면 시간이 4~5시간에 그치면 약 2배로 높아졌다. 특히 잠을 잔 시간이 5시간 미만이었을 때 운전 수행 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충돌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 중 반복해서 하품이 나오거나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차선을 이탈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위험 신호다. 직전 운전 구간이 잘 기억나지 않는 것 역시 졸음의 징후일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은 이런 졸음 신호가 나타나면 가능한 한 빨리 운전을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 안전한 장소에 차를 세우고 15~20분 정도 짧게 낮잠을 자는 것도 일시적으로 각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커피나 카페인 함유 제품에만 의존해 졸음을 참는 것은 금물이다. NIOSH에 따르면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각성도를 높일 수 있지만 충분한 수면을 대신할 수 없다. 카페인이 효과를 내기까지 약 30분이 걸릴 수 있어 졸릴 때는 안전한 장소에 차를 세운 뒤 카페인을 섭취하고 짧게 낮잠을 자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런 효과 역시 일시적이며, 피로를 해소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수면이다.
복용 중인 약도 확인해야 한다. 일부 감기약이나 알레르기약 등에 사용되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음과 집중력·반응 속도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복용 후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약을 복용 중이라면 운전 전 의약품 설명서에서 졸음과 운전 관련 주의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졸음이 느껴질 때는 이를 참으며 운전을 이어가기보다 즉시 쉬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토교통부도 “장거리 운전으로 피로가 쌓였다면 무리해서 운전하지 말고 쉬어야 한다”며 “‘조금만 더 가자’는 생각이 들 때가 바로 쉬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속도로 교통정보 앱 등을 통해 이동 경로 주변의 졸음쉼터를 확인하고 쉴 곳을 미리 정해두는 것도 안전한 이동에 도움이 된다고 안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