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5일 (수)

“나이 들면, 백신 효과도 낮다”...브로콜리·콩 속 ‘이 성분’, 효과에 직방?

천연화합물 ‘스페르미딘’…면역기능 떨어진 노인의 백신접종 효과 높이는 데 좋아/버섯·렌틸콩·밀배아와 일부 치즈도 이 성분 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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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에 브로콜리 요리를 챙기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브로콜리 속 스페르미딘 성분이 노인들의 백신 접종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르미딘은 병아리콩·렌틸콩·버섯·밀배아와 일부 치즈 등에도 많이 들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면 면역 기능이 뚝 떨어진다. 감염병과 각종 급·만성병에 잘 걸리고 예후도 좋지 않은 편이다. 백신 접종을 해도 항체가 잘 생기지 않는다. 모두 면역 노화 현상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사망자의 92% 이상이 60세 이상이었던 점은 이런 취약성과 위험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브로콜리·병아리콩 등에 풍부한 천연 화합물인 스페르미딘이 노인들의 백신 접종 효과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65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13주간 임상시험(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을 진행했다. 이들 참가자는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이들 중 일부에게 매일 스페르미딘 보충제를, 나머지에겐 위약(가짜 약)을 투여했다.

전체 참가자의 약 4분의 1은 백신 주사를 3차까지 맞았는데도 항체 반응이 매우 약한 백신 무반응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면역세포를 정밀 분석한 결과, DNA 손상이 늘고 세포 노화 표지자(마커)가 나타나는 등 뚜렷한 생물학적 노화 징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들 백신 무반응자에게 스페르미딘 보충제를 투여했다. 그 결과 면역 반응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강력한 B세포 반응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수치가 크게 높아졌으며, 여러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중화 능력도 눈에 띄게 좋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보충제 투여로 인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도 입증됐다.

이번 연구는 소규모 파일럿 임상시험이다. 스페르미딘이 백신 반응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와 독감 등 다른 백신에도 같은 효과를 내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 결과(Spermidine Mitigates Immune Cell Senescence and Boosts Vaccine Responses in Healthy Older Adults—A Pilot Study)는 최근 국제 학술지 《노화 세포(Aging Cell)》에 실렸다.

천연 화합물 스페르미딘은 세포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물질이며,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이 성분은 브로콜리·병아리콩·렌틸콩·버섯·밀배아와 일부 치즈 등에 들어 있다. 스페르미딘이 백신접종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은 이 성분이 자가포식, 즉 세포 안의 손상된 단백질과 고장 난 미토콘드리아, 세균 및 바이러스를 분해해 세포를 청소하고 건강하게 지키는 작용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이는 면역세포의 노화를 억제한다.

스페르미딘이 주목받는 것은 이 성분이 세포의 ‘쓰레기 분리수거’ 시스템으로 불리는 자가포식(오토파지)을 유도하는 강력한 물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세포는 노화하면서 손상된 단백질이나 미토콘드리아 같은 노폐물을 스스로 쌓아둔다. 이 때문에 면역세포의 기능을 잃는 ‘면역 노화’의 속도가 빨라진다.

몸 속의 스페르미딘 농도는 30대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60대 이상이 되면 청년기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다. 스페르미딘 농도가 낮아지면 백신 접종 때 항체를 만들고 기억하는 핵심 면역세포(T세포, B세포 등)의 자가포식 능력이 함께 떨어진다. 나이 든 사람이 백신 주사를 여러 차례 맞아도 돌파 감염에 취약하거나 면역력이 오래 유지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서 오스트리아 그라츠대 연구팀의 동물 및 대사 연구에서도 스페르미딘을 보충한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면역 기능이 전반적으로 더 좋아지고 수명이 약 25%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옥스퍼드대 임상시험에서는 스페르미딘의 면역 노화 억제 메커니즘이 실제 인체에서도 똑같이 작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대상의 백신 접종 스케줄에 스페르미딘 보충제 처방이나 식이 요법 가이드라인을 함께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주 묻는 질문]

Q1. 브로콜리나 병아리콩을 조리할 때 스페르미딘 성분이 파괴되거나 줄어들지는 않나요?

A1. 스페르미딘은 열에 비교적 안정적인 화합물이어서 삶거나 데치는 일반적인 조리 과정에서 쉽게 파괴되지 않습니다. 다만 수용성 성질을 가지고 있어 물에 오래 삶으면 영양소가 물로 빠져나갑니다. 따라서 브로콜리는 물에 넣고 삶기보다 살짝 찌는 방식을 택하고, 병아리콩이나 렌틸콩은 조리한 국물까지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수프나 카레, 밥물로 활용하는 것이 성분 손실을 최소화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Q2. 치즈에도 스페르미딘이 많다고 하는데, 모든 종류의 치즈가 다 효과적인가요?

A2. 그렇지 않습니다. 스페르미딘은 식품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고 숙성되는 과정에서 풍부해집니다. 따라서 신선한 크림치즈나 모차렐라 치즈보다는 오랫동안 숙성 과정을 거친 파르메산(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체다, 고다, 블루치즈 등에 훨씬 많이 들어 있습니다. 다만 노년층의 경우 숙성 치즈에 든 나트륨이나 포화지방 함량이 높을 수 있으니, 하루에 1~2조각(약 20~30g)만 곁들여 드시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Q3. 백신 주사를 맞기 직전이나 당일에만 이 성분이 든 음식을 집중적으로 먹어도 효과가 있나요?

A3. 백신 접종 당일 하루만 섭취해서는 면역세포의 자가포식 시스템이 즉각적으로 되살아나기 어렵습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도 참가자들이 약 3개월(13주) 동안 꾸준히 성분을 섭취했을 때 비로소 노화된 면역세포가 회복되고 항체 형성 능력이 올라갔습니다. 백신 접종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평소 최소 수 주 전부터 브로콜, 버섯, 콩류 등을 식단에 상시 포함해 꾸준히 체내 농도를 유지해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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