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대 초반, 초등학생들의 여름 필수 아이템이었던 '추억의 신발' 젤리슈즈가 화려하게 귀환했다. 과거 다소 촌스럽게 여겨졌던 아동용 신발이라는 인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 보테가 베네타, 로에베 등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하며 올여름 가장 뜨거운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단순한 패션 유행을 넘어 Z세대를 중심으로 한 '꾸미기 문화'가 결합되면서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크록스 신발을 장식하는 '지비츠'처럼 젤리슈즈에 각종 파츠를 달아 개성을 표현하는 일명 '젤꾸(젤리슈즈 꾸미기)'가 대유행이다.
이 '젤꾸' 열풍의 중심에는 동대문종합시장이 있다. 젤리슈즈와 파츠를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이들로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북적인다. 이곳에서는 시중 브랜드 매장이나 팝업스토어보다 약 3분의 1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신발과 재료를 모두 구매할 수 있어 '가성비 성지’로 불린다. 방문객들은 직접 파츠를 조합하며 자신만의 신발을 만드는 과정을 즐기고, 이를 SNS에 공유하고 있다.
예년보다 이른 장마와 잦은 비 소식도 젤리슈즈의 인기에 한몫했다.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져 물에 젖어도 금방 마르고, 오염에 강한 실용성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오래신는 건 추천하지 않아”

이처럼 독특하고 매력적인 젤리슈즈라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장기간 착용은 권장하지 않는다. 특히 강도 높은 운동 시에는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신발로 꼽힌다. 젤리슈즈는 대부분 밑창이 매우 얇은 플랫슈즈 형태이거나 뒤축이 없는 뮬(mule, 슬리퍼) 형태로 제작되는데, 두 가지 형태 모두 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젤리슈즈처럼 굽이 1cm 이하로 매우 낮은 신발은 보행 시 지면으로부터 오는 충격을 거의 흡수하지 못한다. 플랫슈즈를 신고 걸을 때는 체중의 3배, 뛸 때는 무려 10배에 달하는 충격이 발은 물론 무릎과 허리에 그대로 전달된다. 이 압력은 고스란히 발바닥 근육에 전달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충격과 마찰이 지속되면 발바닥의 아치를 유지하는 중요한 구조물인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손상이 가해져 결국 '족저근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족저근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에 찌릿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조금만 걸어도 발바닥 전체에 통증이 느껴지며, 체외충격파 치료와 같은 의학적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플랫슈즈는 일반적인 신발과 달리 발바닥의 아치를 받쳐주는 곡선 구조도 없다. 이러한 신발을 오래 신을 경우 압박으로 인해 아치가 무너지면서 후천적인 평발이 될 수도 있다. 뒤축이 없는 뮬 형태의 신발도 문제가 있다. 잡아주는 뒤꿈치가 없기 때문에 걸을 때 신발이 벗겨지지 않도록 자신도 모르게 발가락과 발목에 과도한 힘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압박은 장기적으로는 허리디스크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통풍 안 되는 소재…무좀·낙상 사고 위험 높여
젤리슈즈의 주재료인 플라스틱은 통기성과 땀 흡수 기능이 전무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표면에 구멍을 뚫는 경우가 많지만, 구두 형식으로 발등만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젤리슈즈를 신고 땀이 나면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고여 신발 내부는 고온다습한 환경이 된다. 이는 무좀균과 같은 곰팡이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또 플라스틱 소재는 물기에 매우 미끄럽다. 비 오는 날 젤리슈즈를 신었다가 젖은 바닥이나 횡단보도에서 미끄러지면 발목 염좌는 물론, 낙상으로 인한 뇌진탕 등 2차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