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실패가 약?”…실수 반복하는 습관 끊게 하는 뇌 물질 밝혀져

실망했을 때 분비되는 아세틸콜린 확인…중독, 강박장애 치료 연구에도 단서

같은 주식 종목에 계속 투자했다가 손실이 반복되는데도 쉽게 바꾸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투자 방식을 바꾸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같은 주식 종목에 계속 투자했다가 손실이 반복되는데도 쉽게 바꾸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투자 방식을 바꾸게 된다. 이렇게 계속 같은 실수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행동을 바꿀 때가 있다.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뇌에서 분비되는 특정 화학물질이 기존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교(OIST) 신경생물학 연구부의 제프리 위킨스 교수팀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이 행동을 바꾸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가상 미로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특정 길을 선택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시간이 지나자 쥐들은 보상이 있는 길을 안정적으로 선택하는 행동 패턴을 형성했다. 이후 연구진은 보상이 주어지는 경로를 갑자기 다른 곳으로 변경했다. 쥐들이 예상했던 보상을 받지 못하는 순간 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2광자 현미경(two-photon microscopy)으로 실시간 관찰했다.

분석 결과, 보상을 기대했지만 받지 못한 직후 선조체(striatum)의 일부 영역에서 아세틸콜린 분비가 크게 증가했다. 동시에 쥐들은 기존 선택을 버리고 다른 길을 시도하는 행동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를 '루즈-시프트(lose-shift)'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아세틸콜린 증가 폭이 클수록 다음 선택을 바꿀 가능성도 높았다.

연구진은 아세틸콜린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쥐들의 아세틸콜린 생성 능력을 낮추는 추가 실험도 실시했다. 그 결과 쥐들은 예상과 다른 결과를 경험한 뒤에도 행동을 바꾸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기존에 성공했던 전략을 계속 반복했고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는 비율은 감소했다. 아세틸콜린이 행동 유연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신경세포가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콜린성 인터뉴런은 아세틸콜린 분비를 늘렸지만 일부 세포군은 변화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반응이 과거에 성공했던 행동에 대한 기억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행동 유연성이 단일 신경전달물질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러 뇌 영역과 다양한 신경 신호 체계가 함께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뇌가 언제 기존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행동을 선택하는지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킨스 교수는 "파킨슨병이나 조현병 치료 과정에서 아세틸콜린 신호가 자주 변화한다"며 "이 신경전달물질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다양한 신경정신질환 연구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독이나 강박장애는 특정 행동 패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며 "행동 유연성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면 향후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세틸콜린은 신경의 말단에서 분비되고, 다음 신경세포의 아세틸콜린 수용체와 결합해 그 신경세포를 흥분시킨다. 자극의 전달이 끝나면 아세틸콜린은 콜린에스테라아제에 의해 콜린과 아세트산으로 분해된다. 이후 콜린은 신경말단으로 재흡수되고 콜린아세틸전이효소의 작용을 받아 아세틸-CoA와 결합함으로써 다시 아세틸콜린으로 합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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