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이 쑤시는 게 인류의 가장 오래된 습관?”…과학적 분석 보니 ‘아닐 수도’

야생 오랑우탄·고릴라 치아에도 같은 홈 발견…현대인 치아 질환은 오히려 영장류에 없어

이를 쑤시는 것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습관이라 여겨져 왔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대 인류 치아에 남아 있는 작은 홈을 통해 오랫동안 사람들이 나뭇가지나 섬유질을 이용해 치아를 청소하거나 잇몸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한 '이쑤시개'의 흔적이라 해석돼 왔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를 인류의 가장 오래된 습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과학적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의 생물인류학자 이언 타울 교수팀은 야생 영장류 치아를 분석한 결과, 고대 인류 화석에서 발견되는 이른바 '이쑤시개 홈'과 매우 유사한 흔적이 여러 종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생물인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Biological Anthropology)⟫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현생 및 멸종 영장류 27종, 500개 이상의 치아를 조사했다. 분석 대상에는 고릴라, 오랑우탄, 마카크원숭이, 콜로부스원숭이, 화석 유인원 등이 포함됐다.

모든 표본은 야생 개체에서 확보된 것으로, 칫솔 사용이나 가공식품, 탄산음료 같은 현대적 생활습관의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진은 현미경 관찰과 3차원 스캔을 활용해 충치가 아닌 원인으로 치아 목 부위 조직이 손실된 비충치성 치경부 병변을 분석했다.

사진=왼쪽 아래 두 번째 어금니에 '이쑤시개 홈'이 관찰된 오랑우탄의 두개골. 주황색 화살표는 해당 홈의 위치를 가리킨다. (표본 번호 FMNH 19026, 미국 시카고 필드박물관 소장) 사진 제공: 이언 타울 교수팀.

분석 결과, 약 4%의 개체에서 병변이 발견됐다. 일부는 고대 인류 화석에서 보고된 '이쑤시개 홈'과 거의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했다.

평행하게 난 미세한 긁힘 자국과 점차 좁아지는 형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흔적이 도구 사용이 아니라 음식물 저작 과정, 거친 입자와의 마찰, 식물을 치아로 벗겨내는 행동 등 자연적인 원인으로도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 치과에서 흔히 발견되는 압프랙션(abfraction) 병변은 단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 압프랙션은 잇몸 경계 부위에 V자 형태의 깊은 결손이 생기는 현상으로, 이갈이와 강한 칫솔질, 산성 음료 섭취 등이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연구진은 강한 저작력과 단단한 먹이를 섭취하는 영장류에서도 해당 병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일부 치아 병변이 인간의 진화적 특징이 아니라 현대 생활방식의 산물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강한 칫솔질, 산성 음료, 가공식품 중심 식단 등이 자연 상태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치아 손상을 유발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니 매복이나 부정교합처럼 야생 영장류에서는 드물지만 현대인에게 흔한 다른 치과 문제와도 비슷한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언 타울 교수는 "화석 치아에 남은 홈이 항상 이쑤시개 사용의 증거는 아니다"라며 "인간과 다른 영장류의 치아를 비교하면 자연적인 마모와 현대 생활습관이 만든 변화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야생 영장류 표본을 분석해 식습관과 치아 마모의 관계를 규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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