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후 사흘이 지나도록 눈을 뜨지 않던 아들이 사실은 눈 없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한 가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베스 페어-로턴(31)은 지난해 1월 예정된 제왕절개 수술로 둘째 아들 루디를 출산했다. 출산 직후 건강검진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아기가 눈을 뜨지 않자 이상함을 느꼈다.
의료진은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들은 눈을 늦게 뜰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첫째 아들도 제왕절개로 출산했던 베스는 뭔가 잘못됐음을 감지하고 계속 검사를 요청했다. 출산 3일째가 되어서야 의료진은 루디의 상태를 자세히 확인했다. 조산사와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 전문의가 차례로 진찰한 뒤 루디에게 눈이 없거나 매우 작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밀검사 결과, 루디는 양측 무안구증 진단을 받았다. 무안구증은 아기가 눈과 시신경 없이 태어나는 매우 드문 선천성 질환이다. 추가 유전자 검사에서는 SOX2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됐다. 이 돌연변이는 10만~25만 명 중 1명꼴로 보고되는 희귀 변이로 알려져 있다.
루디는 무안구증 외에도 중등도 난청과 연하반사 장애를 동반해 현재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튜브를 통한 영양 공급을 받고 있다. 해당 돌연변이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아닌 신생 돌연변이로 확인됐다. 루디는 안면 구조 발달을 돕기 위해 안와에 형태 유지 장치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향후 의안 사용 가능성도 고려한 치료다.
현재 생후 16개월이 된 루디는 발달이 다소 느리지만 스스로 앉고 박수를 치는 법을 배웠다. 음악과 이야기를 좋아하며 보청기의 도움으로 소리에도 잘 반응한다.
루디는 앞으로 연하반사 검사와 눈꺼풀 확장 수술을 앞두고 있다. 어린이집 입소도 예정돼 있다. 부모는 루디가 보다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특수 장비 마련을 위한 모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루디의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사람들의 질병 이해와 관심도 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눈 없이 태어나는 '무안구증'…10만 명당 3명꼴 초희귀질환
무안구증은 선천적으로 한쪽 또는 양쪽 눈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안구 자체와 시신경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은 질환이다. 태아 시기에 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상이 생겨 발생하며, 출생 직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대개 한쪽 눈에만 생기고, 양쪽 눈이 모두 없는 양측 무안구증은 훨씬 드물다.
무안구증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청력 저하, 뇌 발달 이상, 성장 지연, 연하장애 등 다른 선천성 이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루디의 사례처럼 SOX2 유전자 돌연변이가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별도의 국가 통계가 공개돼 있지 않지만, 국제 발생률을 국내 연간 출생아 수에 적용하면 매우 적은 수의 환자만 태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무안구증 자체를 회복시키는 치료법은 없다. 치료의 목표는 얼굴뼈와 안와의 정상적인 성장을 돕고 동반 질환을 관리하는 데 있다. 영유아기에는 안와 확장기를 삽입해 안면 발달을 돕고, 성장 후에는 의안을 착용할 수 있다.
청력 저하나 발달 지연, 연하장애가 동반되면 재활치료와 보청기, 영양치료 등이 함께 이뤄진다. 조기 재활과 가족의 지지가 중요하며, 많은 아이들이 촉각과 청각을 활용해 일상생활에 적응하며 성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