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정체불명 ‘웅웅’ 소리의 비밀…연구진 “저주파 이명 가능성 높다”

‘더 험(The Hum)’ 현상 원인 추적한 연구…저주파 청력보다 ‘저주파 이명’ 가능성에 무게

수십 년 동안 보고된 이른바 ‘험(Hum)’ 현상의 원인을 둘러싸고,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침대에 누우면 디젤 엔진이 공회전하는 듯한 웅웅거림이 들린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은 이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없다. 수십 년 동안 보고된, 이른바 ‘험(Hum)’ 현상의 원인을 둘러싸고,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귀나 뇌의 청각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저주파 이명’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노르웨이과학기술대 마르쿠스 드렉슬 교수팀은 지속적으로 저주파 소리를 듣는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실제 외부 소리가 아니라 저주파 이명의 일종을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독일에서 설명되지 않는 저주파 소리를 경험한다고 보고한 28명을 대상으로 청력 검사와 이음향방사(otoacoustic emissions) 검사를 실시했다. 먼저 참가자들이 실제 존재하는 저주파 소리를 일반인보다 더 잘 듣는지 확인했다. 이어 내이의 달팽이관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저주파 소리를 듣고 있을 가능성도 함께 조사했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참가자는 저주파 영역에서 특별히 뛰어난 청력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참가자만 특정 저주파 대역에서 평균보다 높은 청력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남들보다 저주파 소리를 잘 듣기 때문에 험 현상이 나타난다’는 가설이 전체 현상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연구진은 귀 내부에서 생성되는 자발성 이음향방사(spontaneous otoacoustic emissions)가 원인인지도 확인했다. 이음향방사는 달팽이관이 소리를 증폭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소리로, 일부 사람은 이를 실제 소리처럼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검사 결과 참가자들에게서 저주파 이음향방사가 확인되지 않아 이 가설 역시 주요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진은 최종적으로 험 현상의 상당수가 객관적으로 측정되지 않는 저주파 이명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명은 외부 음원이 없는데도 귀나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다.

물론 일부 사례에서는 실제 외부 저주파 소리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청각계 내부에서 발생하는 주관적 소리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드렉슬 교수는 “물리적인 외부 음원이 존재하는 사례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저주파 맥동음이나 웅웅거림을 듣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저주파 영역의 주관적 이명을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저주파 소음과 이명, 그리고 인간 청각계가 저주파를 처리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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