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대상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이 감염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공동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JAMA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발표한 연구(Pediatric Influenza Vaccination Efficacy)에서 백신을 접종한 아동 100명 당 최대 14명이 독감 감염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누팜 제나 하버드 의대 보건의료정책학 교수는 “미국에서는 매년 수십만 건, 많게는 100만 건에 가까운 독감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는 매우 큰 효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내 독감 백신 정책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나왔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해 초 아동 예방접종 권고 일정에서 연례 독감 백신 권고를 제외했다. CDC는 매년 접종되는 독감 백신의 효과를 입증하는 최신 무작위 대조시험 근거가 부족하고, 기존 연구들이 관찰연구에 의존해 혼란 변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독감 백신 권고를 제외한 이 조치는 의료계와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으며, 현재 미국 연방법원의 판단에 따라 시행이 보류된 상태다.
이번 연구는 실제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백신 효과를 분석했다. 독감 백신이 주로 가을부터 접종되는 점에 착안해, 출생 시기에 따른 접종률 차이를 비교한 것이다.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은 정기 건강검진 시기가 백신 출시 이전인 경우가 많아 접종률이 낮은 반면, 가을에 태어난 아이들은 검진과 함께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더 높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활용해 백신 접종이 독감 감염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독감 유행 시기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받은 기간을 제외한 다섯 번의 시즌을 분석했다. 대상은 2~5세 아동으로, 여름 출생 아동과 가을 출생 아동의 보험 청구 자료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가을 출생 아동의 독감 백신 접종률은 여름 출생 아동보다 약 9~13%p 높았다. 반면 독감 감염률은 1.0~1.4%p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백신 접종이 이뤄진 어린이 100명당 약 9~14명이 독감 감염을 피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일반 감기나 위장관 바이러스 등 백신이 없는 질환의 경우 두 집단 사이에 발병률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독감 감염 감소가 백신 효과에 따른 것임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연구 제1저자인 크리스토퍼 워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의대 교수는 “정부는 지금까지 제시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연구는 실제 데이터를 통해 어린이 독감 백신의 효과를 확인했다”며 “결국 핵심은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는 백신 회의론이 팽배하고,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치명적인 백신이라며 비판해온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현재 CDC 상위 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고 있다. 이런 기조에 따라 지난 1월 CDC는 독감을 포함해 로타 바이러스, 수막구균성 질환, 간염,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질환을 백신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CDC는 또 지난 4월에는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분석한 자체 보고서의 외부 학술지 게재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어린이 독감 백신은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나?
A. 이번 연구에 따르면 독감 백신을 접종한 어린이 100명당 약 9~14명이 독감 감염을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Q2. 연구진은 어떻게 백신 효과를 확인했나?
A. 연구진은 2~5세 어린이의 출생 시기에 따른 백신 접종률 차이를 활용했다. 가을 출생 아동은 독감 백신 접종률이 높고, 여름 출생 아동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이용해 감염 위험을 비교했다.
Q3. 국내에서도 어린이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나?
A. 그렇다. 국내에서는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 생후 6개월부터 13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매년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