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맨날 먹던 것 먹을까? 새 음식 도전할까?"…메뉴 딜레마, 40년 만에 풀린 해답은?

노벨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미공개 메모 해독…메뉴 선택의 수학적 분석 공개

늘 만족했던 단골 메뉴를 고를지, 아니면 더 맛있을지 모르는 새로운 메뉴에 도전할지 고민하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당에 가면 무엇을 먹어야할 지 메뉴판을 보고 한참을 망설이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늘 만족했던 단골 메뉴를 고를지, 아니면 더 맛있을지 모르는 새로운 메뉴에 도전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 같은 일상적 선택의 원리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프린스턴대 톰 그리피스 교수와 영국 옥스퍼드대 브라이언 크리스천 교수 등 공동 연구진은 196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이 남긴 미공개 수학 문제를 해독하고, 사람들이 언제 새로운 선택을 시도하고 언제 익숙한 선택으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최적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문제는 약 40년 전 파인만이 친구 랄프 레이턴과 함께 태국 음식점을 방문했을 때 시작됐다. 당시 레이턴은 가장 좋아하는 메뉴인 생강 치킨을 주문할지, 새로운 메뉴를 시도할지 고민했고, 파인만은 이를 수학 문제로 바꿔 해답을 구했다. 하지만 해당 분석은 공개되지 않았고 손으로 적은 메모만 남아 있었다.

연구진은 파인만의 메모를 해독한 뒤 수학적 모델을 구축했다. 모델은 이른바 '탐색 대 활용' 문제를 다룬다. 탐색은 새로운 선택지를 시도하는 것이고, 활용은 이미 만족도가 검증된 선택을 반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총 2520명을 대상으로 식당 선택 상황을 모사한 행동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남은 선택 기회의 수, 현재까지 발견한 가장 좋은 선택지의 가치, 아직 시도하지 않은 선택지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서로 다른 다양한 의사결정 과제를 수행했다.

분석 결과, 최적 전략은 앞으로 해당 식당을 얼마나 더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 기회가 충분히 남아 있는 초기 단계에서는 새로운 메뉴를 시도하는 것이 유리했다. 더 만족스러운 메뉴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남은 방문 횟수가 줄어들수록 새로운 메뉴를 탐색할 이점은 감소했다.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이미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전체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나타났다.

실제 참가자들의 행동도 이와 비슷했다. 참가자들은 초기에는 새로운 선택지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선호하는 메뉴를 반복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기에 수학적으로 계산된 최적 전략보다 약간 더 자주 새로운 선택에 도전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사람들은 남은 시도 횟수의 비율에 따라 점차 낮아지는 의사결정 기준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파인만이 도출한 최적 해법에 매우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단순히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라"거나 "늘 익숙한 선택을 하라"는 결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앞으로 남은 기회의 수를 고려해 탐색과 활용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 전략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파인만 문제의 한 줄 결론은 "기회가 많을 땐 탐색하고, 기회가 적을 땐 활용하라"이다. 이를 식당 메뉴 선택에 대입하면 "앞으로 그 식당에 또 올 가능성이 많으면 새로운 메뉴를 시도하고, 다시 올 기회가 적으면 검증된 메뉴를 먹어라!"로 해석할 수 있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