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늙을수록 암세포 더 잘 퍼진다?”...‘이 나이’ 때 암 전이 가장 높다

젊은 쥐·초고령 쥐보다 중년 쥐에서 전이 가장 활발...감마델타 T세포 감소가 암 확산 열쇠로 지목

암은 나이가 들수록 더 위험해진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암 발생률은 고령층에서 높지만 암이 몸속에서 퍼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은 나이가 들수록 더 위험해진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암 발생률은 고령층에서 높지만 암이 몸속에서 퍼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을 수 있다. 흑색종은 젊은 시기보다 40~60대 중년에 더 공격적으로 전이됐고, 초고령 단계에서는 다시 전이가 줄어드는 예상 밖의 패턴이 확인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폭스체이스 암센터(Fox Chase Cancer Center) 소속 미첼 페인 박사팀은 흑색종 전이가 노화 과정 전반에 걸쳐 동일하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회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젊은 쥐, 중년 쥐, 초고령 쥐에 흑색종을 이식한 뒤 암 전이 양상을 비교했다. 동시에 면역세포 구성을 분석해 나이에 따른 차이를 조사했다. 연구의 초점은 암 전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감마델타(γδ) T세포에 맞춰졌다.

분석 결과, 흑색종 전이는 젊은 쥐(20~30대)에서 가장 적었다. 이후 중년 단계에서 크게 증가해 폐와 간 등 다른 장기로 퍼지는 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매우 나이가 많은 쥐에서는 전이가 다시 감소했다. 연구진은 흑색종의 공격성이 나이에 따라 직선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원인으로는 γδ T세포의 변화가 지목됐다. 젊은 쥐와 초고령 쥐에서는 이 면역세포가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했고, 종양이 휴면 상태를 유지하거나 확산이 제한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중년 쥐에서는 γδ T세포 수가 감소했고, 암세포가 이들 면역세포를 약화시키는 신호를 분비하면서 방어 기능이 떨어졌다. 그 결과 잠복해 있던 암세포가 다시 활성화돼 전이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추가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이 젊은 쥐와 초고령 쥐에서 γδ T세포를 제거하자 흑색종 전이가 크게 증가했다. 반대로 중년 쥐에서는 면역 억제 신호를 차단했을 때 전이가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암 연구에 사용되는 동물 모델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부분의 암 연구는 인간으로 치면 20대 초반에 해당하는 어린 쥐를 대상으로 수행된다. 노령 동물을 활용한 연구는 10% 미만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노화에 따른 면역 변화가 암 치료 반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연령대를 반영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페인 박사는 "암 위험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지만 80~85세 이후에는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된다"며 "왜 초고령층에서는 암이 줄어들고 중년에는 더 많이 발생하는지 그 메카니즘을 규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면역체계 변화와 암 전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고령 환자를 위한 새로운 면역치료 전략 개발에도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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