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다리 저릿하더니”…세균 감염 후 못 걷게 된 60대 女 ‘이 병’ 진단, 뭐길래?

세균 감염 뒤 시작된 이상 증상… 뇌졸중 의심됐지만 갈랭바레증후군 진단

한 60대 여성이 다리 저림으로 시작된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을 겪다 결국 희귀 자가면역 신경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GBS)’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배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하단=고펀드미

한 60대 여성이 다리 저림으로 시작된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을 겪다 결국 희귀 자가면역 신경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GBS)’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국내에서도 고령층을 중심으로 발생 증가 양상이 보고된 질환이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현재 스페인 알리칸테에 거주 중인 맨디 티플링은 2025년 1월 왼쪽 다리에 저릿한 감각을 느끼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세균 감염 치료를 받은 직후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림 증상은 양쪽 다리와 팔, 얼굴까지 퍼졌지만 혈액검사와 MRI,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원인을 찾지 못했다.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가족들은 몸이 한쪽으로 기울고 말이 어눌해지는 모습을 보고 뇌졸중을 의심해 병원으로 데려갔다. 검사 과정에서 담낭 천공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팔과 다리가 심하게 붓기 시작했다.

추가 검사 끝에 맨디는 2025년 8월 길랭-바레 증후군(GBS·Guillain-Barré syndrome) 진단을 받았다. 맨디는 10개월 동안 입원 치료와 재활 치료를 받았고 올해 4월 퇴원했다. 현재는 팔을 일부 들어 올릴 수 있고 말하기 기능도 조금 회복됐지만 쉽게 피로를 느끼는 상태다. 딸 멜리사는 “길랭-바레 증후군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길 바란다”며 “감염 이후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능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맨디는 거실에 설치된 병원용 침대에서 생활하고 있다. 가족은 현재 맨디가 거주 중인 3층 아파트로 이동할 수 있도록 고펀드미(GoFundMe) 모금페이지에서 특수 휠체어 구입 비용 3만4000유로(약 5300만 원)를 모금 중이다.

국내 발병률 인구 10만 명당 1~2명 수준… 고령층에서 증가

길랭-바레 증후군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말초신경을 공격하는 드문 자가면역 신경질환이다. 대부분 감기나 독감, 장염 같은 바이러스·세균 감염 뒤 발생한다. 대표적인 선행 감염으로는 캄필로박터 장염이 꼽힌다.

초기에는 발바닥이나 다리 저림, 손끝 감각 이상으로 시작되는 일이 많고 시간이 지나면서 근력 저하와 마비 증상이 위쪽으로 퍼질 수 있다. 심하면 혼자 걷기 어렵거나 호흡근 기능이 떨어져 집중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증상은 수시간에서 수일 사이 빠르게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 양쪽 팔다리에 대칭적으로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얼굴 근육 마비가 동반되기도 한다. 현재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감염 이후 면역 반응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학적 검사와 신경전도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며, 치료는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나 혈장교환술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증상 초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1~2명 수준으로 보고된다.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연세대 연구진이 대한신경과학회 학술지 ⟪임상신경학저널(Journal of Clinical Neurolo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내 길랭-바레 증후군 연령보정 발생률은 2002년 인구 10만 명당 0.8명에서 2018년 1.7명으로 증가했다. 환자는 고령층에서 많았고 70~79세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연구 기간 동안 국내 환자는 총 1만1146명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국내 전국 단위 연구에서는 2010~2016년 연평균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1.5명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환자의 약 72%에서 호흡기 또는 장관 감염 같은 선행 감염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감염 뒤 다리 저림이나 근력 저하가 빠르게 진행한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신경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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