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소변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신경발달 장애의 한 종류다. 제한적이고 반복되는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처럼 환자 개인마다 행동 패턴의 종류나 정도가 큰 폭으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할 때는 전문의가 의심 환자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보호자와 심층 면담을 진행하는 한편, 다양한 발달 평가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진단 과정에서 부모가 자녀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인정하지 않는 등의 방어 기제가 나타나, 제때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는 사례도 흔하다.
이와 관련해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매사추세츠 종합병원·하버드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소변검사를 활용해 자폐 스펙트럼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들은 일부 장내미생물 수치가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먼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 52명과 정상 발달 아동 47명을 모집한 뒤 양 집단의 장내미생물 종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장 내부에는 p-크레솔·인독실 황산염·효모 관련 물질 등 이상 대사물질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기반으로 소변 검사를 통해 자폐를 진단할 수 있는 검사 체계를 만들었다. 정상 발달 아동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23개 종류의 이상 대사물질이 하나라도 검출되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양성으로 판별하는 것이다.
이 검사 체계를 참여 아동들에게 무작위로 블라인드 검증한 결과, 실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90%가 양성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상 발달 아동은 한 명도 양성으로 진단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장내미생물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유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강한 연관성을 통해 고위험군을 일찍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을 뿐”이라며 “표본 수를 늘리고 변수를 더 엄격히 통제한 정식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저널 중 하나인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