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한두 개비, 스트레스 받을 때만 가끔 한 대. 많은 사람이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젊은 시절의 가벼운 흡연 습관이 수십 년 뒤 폐암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담배를 얼마나 많이 피웠는지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피웠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퇴역군인보건청 연구진은 흡연 기간이 기존 폐암 검진 기준보다 위험군을 더 잘 찾아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현재 미국 폐암 검진 기준으로 ‘갑년’ 방식이 사용된다. 하루 담배 몇 갑을 피웠는지와 흡연 햇수를 곱해 위험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 기준이 장기간 소량 흡연자나 ‘사교 흡연자(social smoker)’의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50~80세 퇴역군인 96만770명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현재 흡연자와 과거 흡연자, 비흡연자를 포함한 대규모 코호트에서 기존 갑년 기준과 ‘20년 이상 흡연 여부’ 중심의 흡연 기간 기준을 비교했다. 이후 향후 5년 동안 폐암 발생 위험과 검진 대상 적중률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흡연 기간 기준은 기존 갑년 기준과 비슷하거나 일부 상황에서는 더 높은 예측 성능을 보였다. 기존 2021년 검진 기준으로는 전체 참가자의 45.6%가 검진 대상이었지만, 흡연 기간 기준을 적용하자 59.4%까지 늘어났다.
더 눈에 띄는 차이는 놓친 폐암 사례 수였다. 기존 기준에서는 폐암 사례의 17.1%가 검진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흡연 기간 기준에서는 이 비율이 7.5%로 줄었다. 연구진은 기존 방식이 매일 많은 양을 피우는 흡연자는 잘 찾아내지만, 적은 양이라도 오랜 기간 위험이 축적된 사람은 놓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흡연 기간이 하루 흡연량보다 기억하기 쉽고 측정 오류도 적다고 덧붙였다. 하루 몇 개비를 수십 년 전까지 정확히 떠올리는 일보다 ‘몇 년 동안 담배를 피웠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금연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결과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금연 후 암 위험이 가장 크게 감소하는 시기는 첫 10년이지만,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젊은 시절 가볍게 시작한 흡연도 오랜 시간이 지나 폐 건강에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학술지 정식 논문이 아니라 미국임상종양학회 발표 초록 단계라는 한계가 있다. 연구 대상 대부분이 남성 퇴역군인이어서 일반 인구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