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지금껏 스무디 잘못 마셨다!”…바나나+‘이것’, 건강 성분 84% 줄어든다고?

미국 UC데이비스 연구팀 “과일 궁합도 중요”…베리 스무디엔 망고·오렌지가 더 나을 수도

바나나와 블루베리를 갈아 만든 익숙한 이 스무디 조합이 베리 속 건강 성분 흡수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달콤한 바나나와 블루베리를 함께 갈아 만든 스무디는 건강식의 정석처럼 여겨진다. 운동 후 한 잔, 아침 대용 한 잔으로도 인기다. 하지만 익숙한 이 조합이 베리 속 건강 성분 흡수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영양학과의 하비에르 오타비아니 박사팀은 바나나를 베리류와 함께 섞은 스무디가 체내 플라바놀(flavanol) 흡수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영국 왕립화학회 학술지 《음식과 기능(Food & Function)》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바나나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과일 속 효소인 ‘폴리페놀 산화효소(PPO·Polyphenol Oxidase)’에 주목했다. PPO는 사과를 자르거나 바나나 껍질을 벗겼을 때 갈색으로 변하게 만드는 효소다. 연구진은 이 효소가 플라바놀 흡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플라바놀은 혈관 건강과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는 식물성 화합물이다. 블루베리, 블랙베리, 포도, 사과, 코코아 등에 풍부하다.

연구진은 PPO 활성 정도가 다른 재료로 갓 만든 스무디를 준비했다. 바나나는 PPO 활성이 높은 식품으로, 혼합 베리류는 PPO 활성이 낮은 식품으로 분류했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바나나 기반 스무디와 혼합 베리 스무디를 각각 마시게 했고, 비교를 위해 플라바놀 캡슐도 제공했다. 이후 연구진은 혈액과 소변 샘플을 분석해 실제 체내 이용 가능한 플라바놀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바나나 스무디를 마신 참가자들의 플라바놀 수치는 비교군보다 84% 낮았다. 반면 PPO 활성이 낮은 베리 스무디는 플라바놀 캡슐군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추가 실험도 진행했다. 이번에는 바나나 음료와 플라바놀 성분이 섭취 전에 미리 섞이지 않도록 따로 제공했다. 스무디를 갈면서 성분이 서로 반응하는 과정을 막아본 것이다. 하지만 체내 플라바놀 수치는 여전히 감소했다. 연구진은 바나나 속 PPO 효소가 음식을 먹은 뒤 위 속에서도 계속 작용해 플라바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타비아니 박사는 “바나나 한 개만 추가해도 스무디 속 플라바놀 수준과 체내 흡수량이 빠르게 감소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음식 조리 방식과 조합이 영양 성분의 실제 이용률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바나나를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바나나는 식이섬유와 칼륨을 비롯한 여러 영양소를 공급하는 건강 식품이다. 다만 베리, 포도, 코코아처럼 플라바놀이 풍부한 식품의 효과를 높이려는 목적이라면 파인애플, 오렌지, 망고, 요거트처럼 PPO 활성이 낮은 재료와 함께 섭취하는 방법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건강한 남성 8명과 추가 실험 참가자 11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로, 연구진은 음식 조합과 영양 흡수 관계를 보여준 흥미로운 결과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해석하기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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