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말 잃고 오른쪽 몸 마비 60대女…기침·가래 전혀 없었는데 폐암, 왜?

실어증과 오른쪽 몸 편측마비...뇌에 문제 있는 줄 알았는데, 폐암 일종이 뇌로 전이(확률 40%) 밝혀져/흡연력 20년, 하루 1갑씩 20년 담배 피운 셈

여성이 말없이 시름에 빠져 있다. 실어증, 식욕 부진 등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60대 일본 여성이 뜻밖에 희귀한 폐암이 뇌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진은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60대 여성이 몇 주 동안에 걸쳐 어떤 자극이 있어도 반응이 느리고 실어증, 미묘한 오른쪽 몸 마비, 식욕 부진, 뚜렷한 체중 감소 등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환자와 가족은 증상으로 보아 뇌에 어떤 이상이 생겼을 것으로 생각했다.

일본 나가하마 시립병원 연구팀은 담배를 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 피운 69세 여성이 전형적인 폐암 증상을 나타내지 않고 뇌병증이 의심됐는데도 폐암의 일종으로 최종 진단받은 뜻밖의 사례를 보고했다. 이 환자에겐 기침, 가래, 호흡 곤란 등 폐암을 의심할만한 증상이 전혀 없었다.

환자는 정밀 검사 결과 폐암의 일종인 ‘폐 대세포 신경내분비암(LCNEC)’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이 환자의 뇌 영상 검사에서 종양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은 석회화 현상을 발견했고, 희귀 폐암인 LCNEC가 폐에서 뇌로 전이됐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잘 알려지지 않은 폐암은 전체 폐암 중 약 3%를 차지한다.  

이 연구 결과(Giant Calcified Frontal Lobe Metastasis as the Initial Manifestation of Pulmonary Large-Cell Neuroendocrine Carcinoma: Diagnostic and Surgical Insights From Intraoperative Diagnosis)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폐암은 일찍 발견하기가 힘든 암 가운데 하나다. 암세포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기침, 가래, 호흡 곤란 등 전형적인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폐의 말초 부위에서 암이 시작되면 기관지를 자극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별다른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폐는 심장에서 나온 피가 옴몸으로 퍼지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장기다. 폐암의 암세포는 매우 풍부한 폐 혈관을 통해 혈액에 올라타기 쉽고, 일단 혈관에 들어가면 뇌-혈관 장벽(BBB)을 통과해 뇌 조직에 자리잡을 확률이 다른 암보다 훨씬 더 높다.

폐암 진단 때 이미 암세포가 뇌로 퍼져 있는 비율은 일반적인 폐암은 10~25%, 폐 대세포 신경내분비암(LCNEC)은 약 40%다. LCNEC는 공격성이 강하며 폐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뇌 전이로 인한 신경학적 이상을 첫 증상으로 나타낼 수 있다. 특히 이 환자의 뇌 영상 검사에서 종양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은 석회화 현상이 관찰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통상 뇌의 석회화된 종양은 진행이 느린 원발성 뇌종양의 특징으로 간주되지만, 폐암 전이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확인됐다. 다행히 의료진은 수술 중 즉석에서 조직을 검사하는 냉동 절편 기술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정상 뇌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 조직을 효과적으로 제거했다.

전문가들은 담배를 오래 많이 피웠거나 까닭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식욕 부진과 함께 갑작스러운 말투 변화,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뇌 질환은 물론 폐를 포함한 전신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전혀 없어도 폐암일 가능성이 있나요?

A1. 네, 그렇습니다. 암세포가 폐의 가장자리에 생기면 기관지를 자극하지 않아 기침이나 가래가 생기지 않습니다. 대신 식욕 부진이나 체중 감소 등 전신 증상, 뇌 전이로 인한 언어 장애나 마비 증상이 첫 신호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Q2. 암세포가 뇌로 퍼진 경우 수술적 치료에 효과가 있나요?

A2. 수술은 증상 호전과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미세수술 기술의 발달로 뇌 속 전이암을 안전하게 제거해 몸의 편측마비나 실어증 같은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수술로 신경학적 기능을 회복한 후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현대 의학의 보편적인 치료 방향입니다.

Q3. 흡연력 20갑년은 어느 정도의 위험을 뜻하나요?

A3. 20갑년은 하루 한 갑씩 20년이나 하루 두 갑씩 10년 동안 담배를 피우는 등 흡연 총량(하루 흡연량x햇수)을 뜻합니다. 흡연력 1년은 하루 한 갑씩 1년 동안 담배를 비운 것을 말합니다. 흡연력이 높을수록 폐세포의 변이 가능성이 커지며, 담배를 끊어도 과거의 흡연력은 암 발생의 위험 요인으로 남습니다. 따라서 과거에 담배를 오래 피운 사람은 현재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을 받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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