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두개골 열지 않고 뇌 수술”…‘눈 구멍’ 통해 뇌동맥류 치료, 英 첫 성공

눈구멍(안와) 통해 동맥류 직접 치료…하룻밤 입원 후 몇 주 만에 일상 복귀

영국 의료진이 환자의 눈구멍(안와·eye socket)을 통로로 활용해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영국 리즈 교육병원 NHS 재단

뇌 수술은 보통 두개골을 열고 뇌를 일부 이동시켜 병변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국에서 최근 이런 과정을 크게 줄인 새로운 수술이 처음 시행된 가운데, 환자의 눈구멍(안와·eye socket)을 통로로 활용해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매체 더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안와를 통로로 활용한 내시경 뇌수술 연구와 일부 치료는 진행되고 있다. 다만 현재는 뇌종양과 두개저 질환 중심으로 시행되며, 이번 영국 사례처럼 뇌동맥류 클리핑에 적용한 사례는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61세 남성 앤드루 우드는 지난해 다른 건강 문제를 검사받던 중 예상하지 못한 진단을 받았다.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검사에서 뇌동맥류가 발견된 것이다. 기존 방식이라면 개두술을 받아야 했지만, 영국 리즈 교육병원 NHS 재단 의료진은 눈구멍을 이용한 최소침습 열쇠구멍 수술을 제안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파열 위험이 높으면 금속 클립으로 혈류를 차단하는 ‘클리핑(clipping)’ 치료를 시행한다. 앤드루 역시 같은 치료를 받았지만, 두개골을 열지 않고 눈구멍을 통해 동맥류에 접근했다.

수술을 맡은 신경외과 전문의 아심 셰이크 박사는 “뇌를 건드리지 않고 동맥류에 직접 접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눈 옆을 작게 절개하고 안와 바깥쪽 뼈 일부를 절개해 수술 통로를 만들었다. 수술 전에는 환자의 눈구멍과 두개저 구조, 동맥류 형태를 반영한 맞춤형 3D 프린팅 모델도 제작했다. 수술팀은 이를 활용해 사전 시뮬레이션과 리허설을 진행했고, 수술 중에는 눈을 보호하기 위한 맞춤형 기구도 사용했다.

수술은 지난 2월 진행됐다. 앤드루는 병원에 단 하루 입원한 뒤 퇴원했고, 몇 주 휴식 후 최근 5월 다시 직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복시도 없고 통증도 없다”며 “회복 속도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가 영국 최소침습 뇌수술 분야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한폭탄’ 뇌동맥류, 최소침습 등 맞춤형 치료 진화…국내 유병률 최대 5% 추정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 일부가 약해지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 검사 중 우연히 발견되는 일이 많다.

동맥류가 커지면 두통, 눈 주변 통증, 복시, 시야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혈관이 터지면 갑작스럽고 매우 심한 두통, 구토, 의식 저하 등이 생길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고혈압, 흡연, 가족력, 여성, 고령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뇌동맥류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52.2명 수준으로 보고됐다. 연구에서는 고령, 여성, 고혈압, 심장질환 병력 등이 독립적인 위험요인으로 확인됐다. 또 국내 성인에서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 유병률은 약 1.5~5% 수준으로 추정된다.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치료는 동맥류 크기와 위치, 파열 위험도에 따라 달라진다. 파열 위험이 낮고 크기가 작으면 정기적인 영상검사로 경과를 관찰한다. 치료가 필요하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하나는 머리를 열어 금속 클립으로 혈류를 차단하는 ‘클리핑(clipping)’ 수술이고, 다른 하나는 혈관 안으로 가느다란 관을 넣어 코일을 채우는 ‘코일색전술(coiling)’이다. 최근에는 이번 영국 사례처럼 절개 범위를 줄이는 최소침습 접근법도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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