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전국적으로 마라톤 대회가 활기를 띠면서 온 가족이 함께 뛰는 ‘패밀리 러너’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모차를 끌고 달리거나 어린 자녀를 동반하는 참가자들이 늘면서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열린 ‘2026 서울 유아차 런(Run)’에는 영유아와 초등학생 자녀를 동반한 가족 약 2만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지난해 1000가족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20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가족 행사로서 마라톤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km 마라톤에 참가한 석모(56)씨는 “대회 중 미처 보지 못한 아이를 피하다가 넘어졌다”며 “아이들이 많이 참여해 보기는 좋았지만, 사람들이 빽빽하게 겹쳐 뛰는 상황에서 실제 충돌이 일어났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규모 마라톤 대회는 전체 참가자가 출발선을 통과하는 데만 10분 이상 걸리기 일쑤다. 특히 코스 초반 구간은 수많은 참가자가 좁은 공간에 밀집해 달리기 때문에, 유모차나 어린이가 발치에 걸리는 순간 연쇄 추돌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보통 10㎞ 이상 마라톤은 중학생 이상, 하프 마라톤은 고등학생 이상만 참가할 수 있다. 풀코스 마라톤은 대부분 성인만 참가 가능하다. 문제는 10㎞ 이하의 5~8㎞ 단거리 마라톤이다. 이 구간은 주최 측마다 참가 요강이 제각각이다. 안전을 이유로 성인만 등록을 받고 유모차나 킥보드 사용을 금지하는 대회가 있는가 하면, 유모차나 아동 참여를 허용하는 대회도 존재한다. 연령 기준 자체를 아예 명시하지 않은 대회도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주최 측이 참가 자격을 명확히 제한하든 그렇지 않든 부모만 등록을 마친 뒤 아이를 데리고 오거나 유모차를 끌고 나타나는 사례가 현장에서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국마라톤협회 관계자는 “안 된다고 말씀드리지만 그냥 끌고 와서 뛰시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상황을 일일이 제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간에 유모차나 전동휠체어를 끌고 가다가 사고가 나면 매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 마라톤 시즌에 아동·청소년은 일사병과 탈수에 특히 취약하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만 16세 청소년이 풀코스 마라톤에 참가했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아동과 청소년의 마라톤 참가 관련 안전 관리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마라톤 관계자는 “만약 아동을 동반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면 성인 전용 마라톤에 무단으로 참석하거나 규정이 모호한 마라톤에 무분별하게 참가하는 대신 아이들을 위한 안전 지원이 갖춰진 ‘유모차런’이나 ‘가족 마라톤’ 등에 참석할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