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무릎 치료 받고도 계속 아픈 사람들…결국 달랐던 건 '이것'

통증보다 먼저 봐야 할 건 걸음과 하중…무릎 상태 따라 치료 순서 달라진다

중년 여성이 난간을 잡은 채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예전보다 계단 보행이 조심스러워졌다면 무릎보다 먼저 걸음과 하중 변화가 시작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무릎관절 치환술 뒤 여행을 다시 다니고 장거리 외출이 편해졌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같은 수술을 받고도 계단이 여전히 무섭고 통증도 계속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차이는 수술 전에 무릎 상태를 얼마나 정확히 짚었느냐에 있을 수 있다.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면 대부분 가장 먼저 통증부터 줄이고 싶어한다. 하지만 치료를 받고 약을 먹어도 오래 걷지 못하고 여행은커녕 외출마저 꺼려진다면 통증 감소에 못지않게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삶'을 바라게 된다.

통증보다 먼저 봐야 할 것…걸음과 하중

무릎 통증은 사람마다 상태가 다르고,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어떤 사람은 걷는 방식만 바꿔도 나아지고, 어떤 사람은 수술 뒤 상당 부분 회복된다.

걸음이 핵심 단서다. 퇴행성 무릎 통증이 있다면 관절보다 걸음과 체중 쏠림이 먼저 바뀌곤 한다.

거리에서 어르신들의 걸음걸이를 보면 발끝이 바깥으로 벌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신발 밑창 바깥쪽이 유독 닳아 있는 것도 이런 하중 쏠림을 의심하게 하는 신호다.

이른바 팔자걸음이다.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이런 걸음은 사실 무릎 하중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다.

팔자걸음에서는 발끝이 바깥으로 벌어지며 체중이 무릎 안쪽으로 더 쏠린다. 이런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특정 부위 연골에 압력이 집중되고 그 부위부터 먼저 닳기 시작한다. 신발 한쪽만 유독 빨리 닳거나 계단 내려갈 때 시큰한 느낌이 반복된다면 무릎 하중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팔자걸음 방치하면…무릎 다음은 발목·척추

나이가 들면 다리를 안쪽으로 잡아주는 엉덩이 근육이 약해진다. 이 근육이 버텨야 발끝이 11자를 유지할 수 있다. 힘이 빠지면 다리가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돌아간다. 복근과 고관절 주변 근육이 함께 약해지면 이런 변화가 더 빨라진다. 이런 변화가 쌓이면 팔자걸음이 굳어진다.

무릎은 안쪽과 바깥쪽 두 칸으로 나뉜다. 정상적으로 걸어도 안쪽이 전체 압력의 상당 부분을 떠안는다. 발끝이 바깥으로 벌어질수록 이런 쏠림은 더 커진다. 무릎 골관절염 환자 보행을 분석한 캐나다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무릎에서 끝나지 않는다. 서울대 의과대학 정형외과 연구에서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발목 비틀림 힘이 정상인보다 50% 높게 나타났다. 엉덩이와 발목 움직임 범위도 줄어 있었다.

무릎 상태가 나빠지면 발목과 고관절, 척추까지 함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신발 밑창 바깥쪽 마모가 심하다면 보행 평가를 받아볼 만하다.

아프다고 쉬면?…오히려 연골 더 빨리 망가져

무릎이 아프다고 활동을 줄이면 상태는 더 나빠질 수 있다.

무릎 연골에는 혈관이 없다. 연골은 스펀지처럼 무릎을 굽혔다 펼 때마다 관절액을 흡수하며 영양을 공급받는다. 걷는 시간이 줄면 이 과정도 둔해진다.

체중도 무릎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체중이 1kg 줄면 걸을 때 무릎이 받는 압력은 약 4kg 줄어든다. 2025년 국제학술지 《골관절염과 연골(Osteoarthritis and Cartilage)》에 발표된 대규모 분석에서는 과체중이나 비만을 동반한 무릎 관절염 환자에서 체중 감량이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으로 이어진 바 있다.

무릎은 체중 변화에 생각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

같은 치료, 결과는 왜 이렇게 다를까

무릎 통증이 두려운 건 아픔 때문만이 아니다. 오래 걷지 못하고, 여행과 외출이 줄고, 생활 반경이 점점 좁아지는 것이 더 무섭다.

통증이 이어지면 소염 주사나 연골 주사, 수술부터 떠올리기 쉽다.

다만 먼저 봐야 할 것들이 있다. 오래 사용하며 서서히 진행된 퇴행성 통증인지, 운동이나 사고 뒤 갑자기 생긴 외상성 손상인지, 관절이 걸려 펴지지 않는 잠김 증상이 있는지에 따라 치료 방향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전문의들은 통증 정도만이 아니라 걷기 기능과 관절 변형, 생활 불편 정도까지 함께 살핀 뒤 치료 순서를 정한다.

외상성 파열이나 관절 잠김, 심한 변형이 동반됐거나 말기에 이른 경우라면 수술이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수술 뒤 통증이 사라지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다시 멀리 나갈 수 있다. 하지만 관절에 반복되는 압력과 체중 쏠림이 그대로라면 수술 뒤에도 증상은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2013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실린 핀란드 임상시험에서는 퇴행성 반월판(무릎 안쪽 연골) 손상 환자에게 실제 수술과 '속임 수술'을 시행했는데, 1년 뒤 두 그룹 차이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2021년 세계 11개국 2105명을 종합한 분석에서도 퇴행성 무릎에서는 수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퇴행성 무릎이라면 수술보다 먼저 살펴볼 것이 있다는 뜻이다.

반면 사고 뒤 생긴 파열이나 무릎 잠김처럼 기계적 문제가 뚜렷하다면 수술이 답이 될 수 있다. 미국정형외과학회 진료 지침도 이를 뒷받침한다.

무엇보다 지금 내 무릎 상태와 관절에 반복되는 압력부터 봐야 한다. 하중을 줄이고, 움직임을 유지하고,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처치를 받는다. 무릎이 보내는 신호를 먼저 읽는 것. 그게 다시 여행 가는 삶의 출발점이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