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HLB의 또 다른 도전... 고형암 겨냥한 CAR-T 개발 나서

임상 1상 진행… 진양곤 “2개 항암 신약 허가 기대, 글로벌 파마로 도약 시작”

HLB그룹이 12일 서울 소피텔 앰버서더 호텔에서 개최한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지환 HLB그룹 상무, 베리스모 공동 창업자인 도널드 시걸 펜실베니아대 교수, 로라 존슨 베리스모 최고과학책임자(CSO). 사진=박병탁 기자
 

HLB가 기존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치료제의 한계로 꼽히는 ‘T세포 탈진’ 문제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고형암 치료에 도전한다. 다만, 아직 임상 1상 초기 단계여서 실질적인 효과를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2일 HLB그룹은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포럼을 열고 ‘진행성 고형암 및 B세포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KIR-CART 세포 치료제 임상 1상 초기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HLB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HLB이노베이션은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테라퓨틱스를 통해 KIR-CAR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난소암, 중피종, 담관암 치료 후보물질(SynKIR-110)과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 대상 치료 후보물질(SynKIR-310)에 대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하나인 B세포가 암으로 변한 것을 말한다.

기존 CAR-T는 암세포가 없어도 T세포가 계속 활성화돼 T세포 탈진 현상이 발생하는데, KIR-CAR은 암세포를 만났을 때만 T세포가 활성화하도록 작용해 지속성과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SynKIR-110는 난소암과 담관암 등 특정 고형암에서 매우 많이 나타나는 당단백질인 메소텔린을 표적으로 삼는다. 사람을 대상으로 투여한 임상 1상 중간 결과, 용량제한독성(DLT)과 신경독성 이상반응(ICANS)은 나타나지 않았고, CAR-T 치료제의 주요 독성인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은 9명 중 3명에게서 확인되는 등 초기 안전성 신호를 확인했다.

SynKIR-310은 B세포 표면에 있는 CD19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도록 설계됐고, 비공식적으로 초기 반응 신호가 관찰된 것으로 전해진다. 로라 존슨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림프종을 앓던 70세 남성 환자가 첫 번째 용량에서 1개월 후 완전반응을 보였고, 6개월까지 유지됐다”며 “다만, 환자 데이터는 공식적으로 검증된 데이터가 아니라 전화 추적을 통해 확인된 정보”라고 밝혔다. 총 5명 가운데 4명에서 반응 신호가 나타났고, 중대한 CRS와 기타 심각한 이상 반응 등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발표를 종합하면 HLB그룹에서 베리스모는 단순한 자회사를 넘어 차세대 항암 플랫폼 자산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있다. 이에 기자간담회에서는 베리스모가 앞서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관련 내용을 구두발표하게 된 배경과 글로벌 빅파마와의 컨택 가능성이 집중 조명됐다.

이지환 HLB그룹 상무는 “올해 AACR에서 고형암 초기 데이터를 구두 발표했다”며 “KIR-CAR 플랫폼이 동물실험뿐만 아니라 사람에서도 비슷하게 작동할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은 베리스모의 KIR-CAR 플랫폼이 실제 환자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하는 초기 검증 단계다. 고형암 CAR-T는 아직 상용화 사례가 없는 만큼 베리스모가 안전성과 항종양 활성 신호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기술이전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컨택 가능성에 대해 이 상무는 “지난해 겨울 전임상 데이터를 발표했을 때부터 빅파마들의 관심이 있었다”며 “다만, 진짜 사람 몸에서 작동할 지에 대해 추가적인 데이터를 가져오라는 것이 빅파마들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12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진행된 HLB그룹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는 진양곤 HLB그룹 의장. 사진=HLB

HLB이노베이션과 별도로 HLB그룹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HLB의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과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담관암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이 각각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결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진양곤 HLB그룹 의장은 이날 “FDA로부터 간암과 담관암, 두 개의 항암제 승인을 기대하고 있는데, 만약 신약 허가를 받게 된다면 회사로서는 항암제 개발에 착수한 지 20년 만에 성공하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제 나이 40세에 시작한 항암제 개발이 60세에 첫 성공을 이루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HLB테라퓨틱스가 11년째 개발해 온 각막염 치료제의 글로벌 3상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이러한 것들은 단지 파이프라인 몇 개의 진전이 아니라, 연속적인 상업화와 적응증 확장과 차세대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HLB가 글로벌 파마로 수직 도약하는 큰 흐름의 시작이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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