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는 “병원에 로봇이 있느냐”보다 “내 무릎에 로봇수술이 필요한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
- 무릎 변형이 심할수록 다리 정렬·연부 조직 균형·절삭 범위 조절의 난도가 높아지고, 그럴수록 로봇수술의 이점이 커진다
- 수술의 최종 결과는 수술 방식만이 아니라 환자의 무릎 상태, 집도의 판단, 재활 참여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으면 환자와 보호자들의 질문은 비슷하다. 수술은 해야 한다는데 일반 수술로도 충분할까? 로봇으로 하면 더 정확하고 덜 아플까? 비용을 더 들일 만큼 내게 필요한 선택일까?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뒤 걷기, 계단 오르기, 외출, 여행, 집안일 같은 일상 전체와 바로 연결된다. 특히 60, 70대 환자에게는 “다시 편하게 걸을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다.

무릎이 많이 휘었다면…그런 환자에 더 맞는 수술 방법은?
무릎 관절염이 오래 진행되면 다리가 O자형 또는 X자형으로 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모양이 달라진 것이 아니다. 다리 축이 틀어지고, 관절 안팎의 간격과 인대 긴장도 함께 달라졌다는 뜻이다.
이런 무릎에서 인공관절 수술은 닳은 관절면만 바꾸는 수술이 아니다. 무너진 다리 축을 바로잡고, 인공관절이 들어갈 위치와 각도를 맞추고, 무릎을 폈을 때와 굽혔을 때의 관절 간격과 인대 균형까지 조정해야 한다.
이럴 때, 로봇 수술의 장점이 드러난다. 정형외과의 여러 임상 연구도 로봇 보조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뼈 절삭과 하지 정렬의 재현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해 왔다. 중증의 변형 무릎을 대상으로 한 2024년 연구도 로봇 보조 수술이 심하게 휜 무릎에서 하지(下肢) 정렬, 삽입물 위치, 초기 기능 회복에 이점을 보였다고 정리했다.

일반수술과 로봇수술은 ‘뼈 절삭’에서만 다를까?
차이는 뼈를 자르는 장면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또 다른 핵심은 정렬(alignment)과 균형(balance)이다. 정렬은 다리 축과 인공관절 위치를 맞추는 문제고, 균형은 무릎을 폈을 때와 굽혔을 때 안팎의 간격과 인대 긴장이 잘 맞는지를 보는 문제.
과거에는 엉덩관절 중심과 발목 중심을 잇는 기계적 축을 중립에 가깝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같은 직선이 늘 최선은 아니다. 원래 다리 모양, 관절 변형 정도, 인대 상태, 무릎을 쓰는 방식이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
그래서 최근에는 환자별 해부학적 차이와 연부조직 균형을 함께 고려해 정렬을 맞추는 접근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오랫동안 약간의 O다리로 살아온 경우라면, 수술할 때도 어느 정도의 편차를 감안하며 정렬을 맞춘다.
로봇 수술 장비 회사들이 강조하는 지점도 비슷하다. 미국 스트라이커(Stryker)의 마코(Mako) 시스템은 3D CT 기반 수술 계획, 동적 관절 균형 평가, 햅틱(haptic) 기술로 환자별 무릎 위치를 맞추는 기능을 내세운다. 수술 중에는 관절 움직임과 긴장도 데이터를 확인해 필요하면 그때그때 각도를 조정할 수도 있다.
김준석 병원장은 “로봇 수술의 강점은 기본 수술보다 수술 계획과 절삭, 삽입 위치를 더 정밀하게 맞출 수 있다는 데 있다”며 “수술 중에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필요할 때 바로 조절할 수 있어 환자 상태에 맞춘 수술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내게는 일반 수술과 로봇 수술 중 무엇이 맞을까?
물론 일반 수술도 오랜 기간 검증된 표준 수술이다. 경험 많은 집도의가 환자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수술 계획을 잘 세우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환자에게 필요한 기준은 최소 세 가지다. 첫째, 내 무릎 변형이 심한가? 둘째, 인대 균형과 관절 간격 조절이 까다로운가? 셋째, 수술 중 실시간 확인과 조절의 이득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가?
이런 질문에 “그렇다”는 답이 많아질수록 로봇 수술의 강점은 더 늘어난다. 최근 나온 일부 연구 결과도 “로봇 수술이 정확도 향상과 정렬 이탈 감소를 보였다”고 했다.

그런데,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자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통증 관리와 운동 범위 회복, 보행 훈련까지 짧지 않은 재활 기간이 기다리고 있다. 재활의 질에 따라 수술 결과도 크게 달라진다. 전문적인 재활 프로그램과 통증 관리 체계가 있느냐가 병원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여기에다 고령 환자 상당수는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같은 만성병을 함께 가진 경우도 많다. 이때는 정형외과 수술 역량뿐 아니라 내과 협진과 감염 예방, 전신 상태 관리 역량도 함께 봐야 한다.
[FAQ] 환자, 보호자가 많이 묻는 질문
Q. 로봇 수술은 로봇이 직접 수술하나요?
아닙니다. 수술은 의사가 합니다. 로봇은 수술 전 계획과 수술 중 절삭, 정렬 확인을 돕는 장비입니다. 스트라이커 마코 시스템도 수술 중 로봇팔을 안내하는 주체는 의사이며, 로봇은 정해진 수술 계획 안에서 움직임과 긴장도 데이터를 실시간 제공합니다.
Q. 로봇 수술을 하면 통증이 줄고 회복이 빠른가요?
정밀한 정렬과 균형 조절은 통증 관리와 운동범위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통증과 회복은 로봇 장비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수술 전 근력, 무릎 변형 정도, 당뇨병 같은 만성병, 통증 조절, 감염 예방, 재활 참여도가 함께 영향을 줍니다.
Q. 무릎 인공관절 수술 입원은 얼마나 걸리나요?
국민건강보험공단 2024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슬관절 치환술의 평균 입원일수는 20.4일로 주요 수술 중 긴 편입니다. 이 기간은 수술 전후 입원, 수술 직후 회복, 병원 내 초기 재활이 포함된 기간입니다.
Q. 로봇 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나요?
무릎 인공관절 수술(슬관절 치환술) 자체는 건강보험 급여 항목입니다. 만 65세 이상이고,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과 기능저하가 지속되며, 중증도(3단계) 이상의 골관절염으로 진단된 경우 적용됩니다. 이때 환자 본인 부담률은 20%입니다.
다만 로봇 장비 사용료는 급여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비급여로 별도 청구됩니다. 실손보험을 보유하고 있다면 비급여 부분을 일부 보전할 수 있으나, 가입 세대에 따라 자기부담금이 다르므로 수술 전 보험사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퇴원하면 불편 없이 바로 걸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미국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대부분 일상 활동은 수술 뒤 3~6주부터 가능해집니다. 통증도 한동안 간헐적으로 남을 수 있고요. 운전은 대체로 4~6주 뒤면 가능합니다.
도움말=부산큰병원 김준석 병원장(정형외과). 가톨릭대 의대 출신으로 가톨릭중앙의료원 성모병원에서 수련했다. 관절내시경,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로봇 수술, 수부 등 미세수술을 주로 진료한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만 지금까지 1500례 이상 기록했다. 로봇수술은 2022년부터 234례. 스포츠의학 분과 전문의 자격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