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봄 차 즐길 골든타임”…5월 황금연휴, 떠나기 좋은 차 축제 3곳

낮엔 찻잎을 따고 맛보는 놀이터가, 밤엔 차밭 시네마가 펼쳐지는 보성다향대축제 차밭 전경. 사진=보성군

5월의 시작과 함께 전국 곳곳이 차(茶) 향기로 물든다. 막 돋아난 찻잎의 싱그러움을 가장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지금이 차 축제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다. 전남 보성에서는 푸른 차밭을 배경으로 다향대축제가 열리고, 경남 하동에선 지리산 자락에 퍼지는 야생차의 깊은 향을 따라 야생차문화축제가 막을 올린다. 경북 문경에서는 장작 가마의 숨결을 품은 찻사발축제가 여행객을 맞는다.

축제장 가득 녹차 특유의 은은하고 산뜻한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입안에 감도는 쌉싸름한 맛이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기고, 찻잔에 머무는 온기가 잠시 쉬어갈 여유를 선사한다.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5월의 황금연휴, 푸른 차밭을 거닐고, 다기의 멋을 느끼며, 그윽한 향기 속에서 힐링하는 봄 차 여행을 떠나보자.

찻잎 따고 말차 맛보고, 차밭 시네마까지 보성다향대축제

한국 녹차 여행에서 전남 보성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차밭의 능선이 물결처럼 흔들리는데, 이 초록빛 풍경이야말로 보성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렇듯 끝없이 이어지는 차밭에서 녹차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보성다향대축제’가 5월 1일부터 5일까지 전남 보성군 한국차문화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인기 프로그램인 ‘오후의 차밭’은 3가지 보성 대표 차와 지역 특산물로 만든 디저트를 즐기는 대규모 야외 티 파티다. 보성 말차 브랜드관은 전시와 함께 라테, 쿠키, 칵테일, 막걸리 등 보성 말차를 활용한 미식 체험존도 운영한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72가지 방문객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사진=보성군

특히 올해는 형식적인 개막식을 없애고, 방문객 체험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인 8개 분야 72가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국내 최대 규모의 차 음료 개발 경연 ‘보성 티 마스터 컵’부터 보성차를 주제로 한 팀 대항 서바이벌 게임 ‘TEA지컬100’, 팀을 나눠 쫓고 쫓기는 술래잡기 ‘경찰과 도둑’, 레트로 콘셉트의 ‘차밭 결혼식’ 등 다이내믹한 참여형 놀거리가 이어진다.

별이 빛나는 밤, 차밭에서 영화를 즐기는 ‘차밭 시네마’, 천문학관과 함께하는 감성 캠핑 ‘보성애(愛) 물든 달’ 등 야간 특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낮에는 차밭 사이를 거닐며 사진을 찍고, 말차의 깊은 맛을 음미하며 밤엔 차밭에서 영화와 별빛 캠핑을 즐겨보자. 차향으로 시작한 보성의 하루가 별빛 아래 천천히 물들어 한층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지리산 야생차 향기 따라 힐링 하동야생차문화축제

하동은 최초로 차를 심어 가꾼 차 시배지로, 우리 차 문화가 시작된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1200년 전 신라 흥덕왕 시대, 당나라에서 씨앗을 가져온 김대렴이 왕의 명으로 지리산 화개골 일대에 처음 차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또 고려와 조선 시대 왕실에 하동 차가 진상품으로 올려졌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화개면에 위치한 차 시배지에서 어린 찻잎으로 만든 ‘우전’을 채취한 모습. 사진=하동TV 유튜브 영상 캡처

역사적 가치를 품은 하동 차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빚은 자연환경 속에서 자란 찻잎을 손으로 따고 전통방식으로 덖어 만든다. 특히 이른 봄 첫 새순으로 만든 우전과 세작이 최고급 녹차로 인기가 많다. 이런 하동 차의 특별함을 접하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5월 1일부터 5일까지 하동군 화개면 하동야생차치유관, 하동야생차박물관 일원에서 열린다.

차 재배지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배지 헌다례’를 비롯해 ‘올해의 좋은차 품평회’ ‘대한민국 아름다운 찻자리 최고 대회’ 등 차문화의 깊이를 보여주는 행사가 많다. 야생차박물관에서 다도 도구 특별전,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의 차를 매개로 한 우정을 담은 마당극이 공연된다.

지난해 열린 ‘하동야생차문화축제’의 행사장 모습. 사진=하동군

명인들에게 직접 차 만드는 법도 배운다. 뜨거운 가마솥에서 덖어낸 찻잎을 손으로 비비는 ‘제다 체험’으로 나만의 수제 차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차 대접하는 법을 배우는 ‘다례 체험’과 ‘차와 명상’ ‘녹차 족욕 세러피’ 등 쉼과 치유를 더한 행사도 펼쳐진다.

야생차밭과 마을 길을 따라가는 ‘호리병속 별천지길 걷기’도 놓치기 아쉽다. 선선한 지리산 자락의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즐기다 보면, 하동 야생차가 자라온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망댕이가마 숨결 담은 찻사발부터 도자 체험까지 문경찻사발축제

문경에서는 차 한 잔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찻사발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1일부터 10일까지 경북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일원에서 열리는 ‘문경찻사발축제’는 전통 장작 가마인 망댕이가마에서 구워낸 문경 도자의 멋을 알린다.

먼저 무형문화재 특별전, 도예명장 특별전, 전국찻사발공모대전, 국제교류전과 시연 등 찻사발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인다.

최근 서울 인사동 쌈짓길의 '문경찻사발축제' 홍보장에서 도자 체험에 나선 관광객 모습. 사진=문경시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전통 물레 실력을 겨루는 ‘발물레경진대회’, 고려시대 차 겨루기를 재현하는 ‘가루차 투다 대회’, 문경찻사발과 꽃으로 찻자리를 꾸미는 ‘다화 경연’ 등이 볼거리다. 찻사발이 만드는 과정을 체험하는 ‘슬기로운 도예생활’, 물레 성형을 해보는 ‘찻사발 빚기’, 찻사발을 깨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을 활용한 ‘찻사발깨기’ 등도 눈길을 끈다.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속 금성대군 사약씬이 촬영된 소원 연못집을 많이 방문한다. 사진=문경시청TV 유튜브 영상 캡처

트로트 가수 박서진 축하공연을 비롯해 어린이날을 겨냥한 EBS ‘한글 용사 아이야’ 뮤지컬도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조선시대 포졸과 도둑을 소재로 한 ‘낙관사수대’, 전통 복장을 입고 즐기는 ‘조선시대 코스튬데이’도 흥미롭다. 특히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촬영지로 알려진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서 축제가 펼쳐져 활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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