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레르기내과 전문의 서울아산병원 권혁수 교수가 절대 날로 먹지 않는 음식을 이야기했다.
권혁수 교수는 최근 유튜브 '지식한상'에 출연해 익히지 않고 먹는 음식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권 교수는 소의 간, 천엽 같은 동물의 내장은 절대 생으로 안 먹는다며 "소가 사료 등을 먹을 때 기생충(개회충)에 감염되면, 그걸 다시 사람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 개회충증 환자가 많이 줄었다. 수입하는 사료는 다 멸균돼 있고 국내 사료도 위생적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확실히 줄긴 줄었지만, 아직 위험성은 남아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생간이나 천엽, 양 등 익히지 않은 것은 안 먹는 걸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진행자 신영일 아나운서가 "날로 먹었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있나?"고 묻자, 권혁수 교수는 "그렇다. 개회충증 같은 경우는 호산구 증가증이 심해지면 혈관을 막는다. 그러다 보면 심장에도 혈전이 생기고 이게 뇌로 가서 중풍이 생기거나 심근경색 등 다양한 혈관질환을 유발해 급사할 수 있다. 이외에 간부전, 호흡곤란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생충이 나를 죽이는 게 아니라 그로 인한 2차적인 염증이 나를 망가뜨릴 위험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 간·천엽·양, 날로 먹으면 왜 위험할까
소의 익히지 않은 간, 천엽, 양 등을 날로 먹으면 권혁수 교수의 말처럼 개회충에 감염될 수 있다. 이를 개회충증이라 한다. 개회충증은 개회충 유충이 사람 몸에 들어와 간, 폐, 눈, 중추신경계 등 여러 장기로 이동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감염 질환이다. 개회충은 개나 고양이의 장에 기생하는 회충류 기생충이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하는 《주간 건강과 질병》 2022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식품매개 기생충질환 사례 중 개회충 감염 보고가 많았다. 반려견 증가와 생식(익히지 않은 날 음식)을 즐기는 식문화가 감염 환경을 제공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실제 국내에서는 소 생간 섭취가 개회충 감염의 중요한 경로로 지목돼 왔다.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침범 장기에 따라 기침, 호흡곤란, 복통, 간 병변, 눈 증상, 신경계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되는 것은 개회충 유충 자체뿐 아니라, 이에 반응해 과도하게 늘어나는 호산구다. 호산구는 기생충 감염과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하는 백혈구의 일종이다. 혈액검사에서 일정 기준 이상 증가하면 호산구 증가증으로 본다. 중증 호산구 증가증은 폐·심장·간 등 장기 침범뿐 아니라 혈전증(혈관 안에서 피가 굳어 덩어리가 생기는 질환)·색전증(혈전 등 이물질이 혈관을 막는 질환)을 동반할 수 있고, 치료하지 않으면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간부전이나 호흡곤란도 유충이 간·폐로 이동해 호산구성 염증, 침윤, 농양 등을 만들면 장기 기능이 떨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
감염 의심될 땐 혈액검사·영상검사로 확인
개회충 감염 여부는 일반적인 대변검사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사람 몸 안에서는 개회충이 성충으로 자라 알을 낳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액 속 항체를 확인하는 혈청학적 검사가 주로 활용된다. 대표적인 방법이 효소면역측정법(ELISA)으로, 개회충에 대한 면역 반응이 있었는지를 혈액검사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혈액검사상 호산구 증가, 간·폐 병변을 확인하는 초음파·CT 등 영상검사, 최근 소 생간이나 날고기·내장류 섭취력 등을 함께 따져 진단한다.
치료는 감염 정도와 장기 침범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국내 내과학회지에 실린 호산구증가증 치료 논문에 따르면, 개회충증이 자연 회복되는 경우도 많지만, 혈청 항체치가 높거나 내장 유충 이행증, 중증 호산구 증가증이 있으면 알벤다졸 같은 구충제 치료를 시행하고 경우에 따라 스테로이드 병합 치료를 권고한다. 따라서 '집에 있는 구충제를 먹으면 해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특히 간·폐·눈·신경계 침범이 의심되면 진료를 통해 약제와 복용 기간, 간 기능·혈액검사 추적 여부를 정해야 한다.
개회충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소 간, 천엽, 양 같은 내장류를 날로 먹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내장류를 먹는다면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