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뇌전증약 글로벌 1등 노린 SK바이오팜, 관건은 사용범위 확대

세노바메이트, ‘부분→전신 발작’으로 쓰임새 확대 추진… UCB는 세포치료제로 승부수

경구용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제품명 엑스코프리)’. 사진=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는 글로벌 1위 뇌전증 치료제로 도약할 수 있을까.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를 앞세워 벨기에 UCB를 밀어내고 뇌전증 시장 선도 기업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3상을 마무리한 이후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 임상을 마친 이후 6개월이 넘도록 허가 신청 소식이 없는데 대해 회사 측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며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유럽연합 제품명 온투즈리)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동종 질환 선도 약물에 비해 적응증(치료 대상 질환)이 적은 상황이다.

세노바메이트는 미국과 유럽연합(EU), 한국 등에서 성인 부분발작 치료 적응증을 보유한 경구용 약이다. 지난해 미국 매출은 6303억원이며, 글로벌 매출은 약 6700억~6800억원으로 추산된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처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추가 임상 3상을 진행해 왔다. 미국과 EU 등에서 △청소년 이상 환자 대상 뇌전증성 전신발작(PGTC) △소아 부분발작 등에 대한 임상 3상을 시도했고, 그 결과 지난해 9월 청소년 및 성인 전신발작 환자 대상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임상 3상 완료 이후 추가 적응증에 대한 허가 신청이 늦어지는 걸로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심사가 까다로운 미국에서 첫 적응증 확대를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연내 신청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성인 부분발작 적응증에 머문 세노바메이트보다 비교우위를 확보한 약물은 많다. 대표적으로 ‘브리비액트’(성분명 브리바라세탐)와 ‘케프라(성분명 레비티라세탐)’, ‘빔팻(성분명 라코사미드)’ 등이다. 이들은 모두 벨기에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사 UCB가 보유한 약물이다.

브리비액트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7억5800만 유로(약 1조1150억원)로 뇌전증 시장 매출 1위에 올라 있다. 이 약물은 생후 1개월 이상 환자의 부분발작 또는 청소년 이상 환자의 전신발작 등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케프라는 4세 이상 소아 부분발작 환자에 사용하며, 빔팻은 16세 이상 부분 발작 및 전신발작 환자에 쓸 수 있다.

케프라와 빔팻은 이미 물질특허가 만료됐고 브리비액트는 내년 초부터 주요 국가에서 특허가 만료된다. 다만 이들의 특허가 만료되더라도 제네릭(복제약)을 비롯한 제제 시장이 남아있기 때문에, 세노바메이트는 적응증 확대를 통해 처방 범위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업계(IB) 업계 관계자는 “브리비액트의 특허가 끝나 그 시장마저 쪼개지면 1~2년 내 단일 경구용 뇌전증 치료제 중 세노바메이트가 매출 선두를 차지할 확률이 높다”며 “그럼에도 연매출 1조원 고지를 빠르게 돌파하려면 적응증 확장에 성공하는 것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UCB는 보유 약물의 특허 만료로 뇌전증 시장에서 흔들리는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세포 치료제라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UCB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세포 치료 전문 바이오기업 뉴로나 테라퓨틱스(뉴로나)를 총 11억5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를 들여 인수하기로 했다. 뉴로나는 신경세포 기반 신약 후보물질 ‘NRTX-1001’에 대해 ‘약물 불응성 중측두엽 뇌전증(mTLE)’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mTLE는 가장 흔한 부분 발작 유형이며, NRTX-1001 단회 투여로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노리고 있다.

뇌전증 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20여 종의 경구용 뇌전증 치료제에 불응한 환자는 전체 약 30%로 알려졌다”며 “이런 불응 환자에게 세포치료제가 확실한 대안이 되겠지만 실제 시장에 등판할 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먹는 동안 발작이 완전히 사라지는 비율(완전 발작 소진율)이 기존 약물은 한자릿 수에 머물지만, 세노바메이트는 그 수치가 28% 수준으로 분석되면서 최근 현장에서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다”며 “뇌전증 분야에서 독보적인 약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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