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적인 흉통, 호흡곤란을 호소하던 남성의 심장에서 기생충이 만든 낭종이 발견된 사례가 저널에 실렸다.
영국 마게이트 소재 퀸 엘리자베스 퀸 마더 병원 내과 의료진은 20대 남성에게서 발생한 심장 포충증 사례를 《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최근 공개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영국 시골에 거주하는 이 21세 남성은 일주일간 흉통, 호흡곤란, 심장 두근거림 등을 겪었다며 병원을 찾았다. 심장 초음파 결과, 심장 오른쪽 아래 우심실에 4.5cm x 3.5cm 크기의 낭성 종괴가 관찰됐다.
종합적인 판단하에 의료진은 이 종괴를 심장에 생긴 포충낭종(심장 포충증)으로 진단했다. 포충낭종은 기생충의 일종인 개 촌충(에키노코쿠스)이 인체 조직에 침입해 형성하는 액체로 찬 주머니 형태 구조물이다. 포충낭종 안 액체에는 수많은 유충 덩어리가 떠 있다. 이 낭종이 터지면 유충이 몸 안으로 퍼질 수 있고, 액체 자체가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해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의료진은 알벤다졸 등 약물 치료로 낭종 내 기생충을 약화시키고, 충분한 사전 평가를 한 뒤 수술을 시행하기 위해 낭종 제거 수술 날짜를 일정 기간 뒤로 미뤘다.
그런데 두 달 후 환자가 갑작스러운 심한 흉통, 저혈압, 전신성 두드러기 등 쇼크 증상으로 내원했다. CT 촬영 결과, 낭종이 파열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환자 상태를 안정시킨 후 바로 낭종 제거 수술을 시행했다. 다행히 수술이 잘 진행돼 합병증이 없었으며, 18개월 후 추적 관찰 결과 잔여,재발성 낭종이 없고 환자 상태도 정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풍토병 지역에서는 심장 종괴가 발견됐을 때 포충증을 한 번쯤 고려해야 한다"며 "신속한 영상 검사와 시기적절한 치료가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이미 파열 위험이 있는 낭종은 장기간의 약물 치료를 위해 수술을 미루기보다 조기에 수술적 개입을 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충증은 보통 간·폐에 생기며, 심장 침범은 전체의 약 0.5~2% 수준으로 매우 희귀하다. 개·가축 관련 기생충 감염이기 때문에 위생 관리와 식품 안전이 예방의 핵심이다. 개를 만진 뒤 반드시 손을 씻고, 특히 유기견이나 목축 환경의 개와 접촉할 경우 위생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이나 덜 씻은 채소·과일을 섭취하지 않고, 충분히 세척하거나 익혀 먹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