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 규모와 기술력 논란을 빚은 삼천당제약이 제약·바이오 업계 이슈의 중심에 섰다. 논란이 확산된 배경에는 소극적인 정보 제공과 일부 증권사·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한 과도한 법적 대응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전부터 삼천당제약은 언론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회사가 아니었다. 자사의 기술력을 적극 홍보하고 설명하려는 여타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다소 다른 행보를 보였다. 회사 안팎에서도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기조가 바뀌진 않았다.
문제는 이 같은 기조가 비단 언론 대응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천당제약 관련 리포트를 쓰는 증권사가 거의 없다시피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잠시 나마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랐던 회사의 위상과 어울리지 않은 모습이다.
이를 두고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분석을 하려면 크로스체크가 가능해야 하는데 파트너사나 기술, 특허 모두 비공개로 처리하면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나”라며 “다만,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회사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천당제약이 설명에 소극적인 이유는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도 “특허는 등록 순간부터 공격 대상이 되기 때문에 제품 출시 시점에 맞춰 시차를 두는 전략을 쓴다”며 “비공개는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략적 행보 차원에서 신중을 기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과도한 비공개 기조가 지속되면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오해를 풀겠다며 스스로 준비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름과 직책을 숨겼던 석상제 디오스파마 대표 사례가 대표적이다. 회사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전략을 설명하던 그는 정작 이름과 직책을 묻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이에 외부인이 회사를 대표해 쟁점을 설명했다는 비판이 나왔으나, 삼천당제약은 뒤늦게 석 대표가 회사의 해외 사업개발(BD) 자문을 맡고 있다고 해명했다. 간담회장에서 설명했으면 없었을 논란을 회사가 자초한 셈이다. 특허를 비롯한 기술력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증권사와 애널리스트의 의견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점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삼천당제약의 경구용 비만·당뇨 제네릭 의약품과 관련해 추가 임상 필요성을 언급하자, 회사는 지난 1일 “특정 증권사와 애널리스트가 유포한 허위 사실에 대해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하겠다”고 압박했다.
이를 두고 가뜩이나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기 쉽지 않은 증권가를 더욱 위축시켰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업계에서 매도 의견을 내는 보고서를 쓰기는 매우 어렵다”며 “회사를 비판했다가 법적 대응이나 항의, 압박을 받는 것이 뻔한데 굳이 그럴 이유가 없으니 침묵하게 된다”고 했다. 또한 기업과 관계가 틀어지면 증권사는 해당 기업의 회사채 발행 등 거래관계가 틀어지는 등 악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 더구나 기관투자자는 증권사의 고객인데, 기관이 들고 있는 종목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번 논란은 아직 진행 중이다. 말끔하게 정리되려면 추가적인 설명과 증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천당제약이 분기 별로 IR(투자자 소통)을 실시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자간담회에서도 “전문 PR·IR 조직을 신설해 대외 메시지를 법무·기술 파트의 검수를 거쳐 팩트 기반으로 제공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정보 비대칭과 강경 대응으로 논란을 빚은 삼천당제약이 바뀐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