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목)

ADC 약점 보완 나선 K-바이오, 그들의 비밀병기는?

에이비엘, 이중항체 선도... 리가켐, 미토콘드리아 겨냥 움직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에이비엘바이오와 리가켐바이오 등이 한차원 진화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사진=각 사, 제미나이

항암제 개발 트렌드를 이끄는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자리 잡은 항체약물접합체(ADC)의 성능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대표 주자인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기반 ADC 2종의 글로벌 임상 진입에 성공했다. 리가켐바이오(리가켐)는 미토콘드리아 전문기업에서 신기술을 수혈해 차세대 버전 개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ADC 개발 기업들은 오작동률(오프타깃률)을 줄이면서 효능을 극대하는 쪽으로 ADC 진화에 나서고 있다.

ADC는 항체와 링커(접합체), 톡신(페이로드) 등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여기서 항체는 표적(암 세포 등)으로 안내하거나 1차 공격 역할을 수행한다. 항체에 이끌려 표적에 도달한 ADC에서 링커를 통해 연결됐던 페이로드가 떨어져 나와 2차 공격을 퍼부어 암 살상력을 높이도록 설계된다.

20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미국에선 스위스 로슈의 ‘캐사일라’나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 등 14종의 단일 항체 기반 ADC가 허가됐다. 고형암 치료에서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에 이은 차세대 모달리티로 급부상했다.

그럼에도 출시된 ADC의 고형암 표적 도달 비율은 1% 미만이라는 데 업계 의견이 모아진다. 링커가 도중에 풀리면서 붙어있던 페이로드가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오프타깃 이슈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는 △표적 도달률을 높이기 위해 항체를 추가하는 ‘이중항체 ADC’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를 노리는 ‘미토콘드리아약물접합체(MDC)’ △내성을 갖게 된 암세포를 잡기 위해 면역조절자를 넣는 ‘항체면역결합체(AIC)’ △페이로드 수를 늘린 ‘이중 페이로드 ADC’ 등이 거론된다.

가장 앞서 있는 ADC의 진화 버전은 단연 이중항체 ADC다. 그 중심에 선 기업은 스위스 론자의 자회사인 네덜란드 시나픽스다. 이 기업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이나 일본 미쓰비시, 국내 에이비엘바이오 등에 이중항체 ADC 개발에 특화된 링커-페이로드 플랫폼을 기술수출한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3년 9월 시나픽스로부터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수혈했고, 이를 통해 미국 자회사 네옥바이오를 통해 이중항체 ADC 신약 후보물질 ‘ABL206’과 ‘ABL209’에 대해 각각 지난 1월과 3월 현지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ABL206은 면역관문 단백질의 일종인 ‘B7-H3’과 암세포에서 과발현하는 ‘ROR1’을 표적으로 삼는 이중항체 ADC다. ABL209는 ‘상피세포 성장인자수용체(EGFR)’와 ‘점액단백질1(MUC1)’을 동시에 표적으로 삼는 이중항체에 페이로드를 접합시킨 물질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후기 임상에 접어든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이 없는 만큼 자사 물질의 안전성과 효능 검증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MDC나 AIC, 이중 페이로드 ADC 등은 모두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최근 국내 대표 ADC 기업인 리가켐이 미토콘드리아 전문기업과 기술도입 계약을 맺우며 MDC 발굴에 나설 것이라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리가켐은 파이안바이오테크놀로지(파이안)와 신규 기술 도입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양 사가 특정 항체에 대한 계약을 맺었으며, 해당 물질의 메커니즘이나 계약금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2013년 설립된 파이안은 줄기세포 기반 미토콘드리아 이식요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공격하는 MDC에 대한 전임상 연구를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리가켐바이오가 이번에 파이안으로부터 미토콘드리아를 노릴 항체를 도입해 직접 MDC 발굴을 시도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2월부터 이번 계약 이전까지 총 6종의 항체를 기술도입했고, 그때마다 ADC 다변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ADC 개발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ADC로 유력한 것은 단연 임상 진입이 본격화한 이중항체 ADC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고형암종과 그들의 회피 능력을 뛰어넘기 위해 MDC, AIC 등에 대한 연구 데이터도 축적되고 있다”면서 “이런 물질을 발굴해 독성 평가를 거쳐 임상 진입까지 진행되려면 최소 2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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