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7일 (월)

항콜린성 약물 6개월 이상 복용 고령층, ‘이것’ 위험 4배 높아져

서울아산병원·성모병원 연구팀, 66세 노인 3만2700여명 추적 관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약, 위장약 등에 포함된 항콜린성 성분 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고령자는 골절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이나 당뇨, 치매 등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층은 매일 여러 종류의 약을 챙겨먹는 것이 주요 루틴 중 하나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종류의 약을 오랜 시간 복용하면 골절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감기약이나 비염약, 파킨슨병 등에 흔히 쓰이는 항콜린성 성분 약물을 오랜 기간 많이 복용할수록 골절 위험도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허연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만 66세 노인 3만2771명을 최대 5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복용 약물 수가 많을수록 골절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5~9개 약물을 복용하는 그룹은 0~1개를 복용하는 그룹보다 골절 위험이 29% 높았다. 특히 5가지 이상의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다약제 복용자에게 흔히 처방되는 루프 이뇨제나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은 항콜린성 부담을 높이거나 골밀도를 낮춰 뼈를 약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또한 복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골절 위험도가 증가했다. 전체 약물 복용자 중 약물을 6개월 이상 장기 복용한 그룹은 단기 복용 그룹보다 골절 위험이 43% 높았다. 즉, 약의 종류나 개수가 많지 않더라도 복용 기간이 길어지면 골절 위험에 노출되기 쉬웠다. 

특히 항콜린성 성분 약물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골절 위험 부담이 더욱 높아졌다.

연구에 따르면 항콜린성 성분이 많이 포함된 약을 6개월 이상 복용한 사람은 해당 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골절 위험이 최대 65%까지 높았다. 고령층에 치명적인 고관절 골절의 경우 약물 개수만으로는 골절 위험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항콜린성 성분 약물을 장기 복용할 경우 위험도가 4.25배까지 급증했다.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이 골절되면 걷는 건 물론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 계속 누워 있게 되는데, 특히 고령층은 일주일만 누워 있어도 근육량이 급격히 빠지는 근감소증이 발생하면서 신체 기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

항콜린성 성분은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약(항히스타민제), 과민성 방광 및 위장 질환 치료제, 파킨슨병, 우울증 치료제 등 일상에서 흔히 처방되는 약들에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은 뇌의 핵심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차단하며, 몸속에 과도하게 쌓이면 심한 어지럼증과 섬망, 인지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눈의 초점을 조절하는 근육을 이완시켜 시야를 흐리게 하고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어 자칫 낙상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손기영 교수는 “기존 연구들은 약물의 개수·종류와 골절 위험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번 연구는 복용 기간이 골절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의료진은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물의 개수를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복용 기간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BMC 노인의학(BMC Geriatric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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