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약가 인하 얻어맞은 제약업계, ‘R&D·고용 축소’ 우려

‘소폭 인하’ 관철 못해… 민관협의체 구성 등 후속 일정도 난항 예상

지난 11일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긴급기자 회견 모습. 앞줄 왼쪽부터 류형선 비대위 부위원장, 노연홍 위원장, 권기범 위원장. 사진=제약바이오협회

정부가 제네릭 약가를 약 16% 인하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제약업계는 연구개발(R&D) 투자와 일자리가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는 지난 4개월간 정부를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채 약가 개편의 큰 틀이 사실상 확정됐다.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의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 의결과 관련해 “보건안보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회의를 진행하며 개편안에 대한 평가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업계는 향후 약가 인하가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세부 시행 과정에서 조정 여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리지널 약가의 53.55%에서 단계적으로 45%까지 인하되는 제네릭 약가산정률이 건정심을 통해 심의·의결된 만큼 사실상 되돌리긴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약가 조정은 건강보험 약가가 약 16% 인하되는 효과를 얻을 것을 분석된다.

제약업계가 가장 걱정하는 대목은 향후 산업계에서 발생하게 될 고용불안과 연구개발(R&D) 투자 축소다. 비대위는 “다수의 제약기업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채용계획을 전면 재조정하거나 원가 절감 차원에서 대체 원료를 모색하는 등 약가 인하에 대비한 불가피한 조치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문제를 포함해 향후 정부의 약가 정책에 제약업계가 의견을 개진하는 통로인 민관협의체 구성은 최대 과제다. 전날 정부는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협의회’를 확대·개편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 협의체를 통해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의약품 증산·유통조정에 대한 논의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경우 약가 정책 논의가 안건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대위는 “향후 가동될 민관협의체가 약가 정책을 비롯해 의약품판촉영업자(CSO) 등 유통구조 개선과 제네릭 활성화 방안 마련 등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본격적으로 논의 되던 지난해 11월 24일 출범했다.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기자회견과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4개월 동안 국회에서 열린 약가 관련 토론회만 4차례(△한지아·백종헌·안상훈 의원실 △김윤·이언주·서영석 의원실 △안상훈 의원실 △서영석·남인순·이수진·김윤·장종태 의원실)에 이른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여론의 주목을 끌어내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회가 적극 개입하진 않았다. 약가 인하 관련 국회 토론회를 열었던 한 의원실 관계자는 “복지부가 약가 인하와 관련해 업계와 잘 조율해 산업계가 너무 큰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업계의 입장 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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