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엄마, 아빠 약 살 돈이 없어”…늦게 발견한 남편의 암, 중년 여성의 고민은?

[김용의 헬스앤]

건강보험 적용이 늦어져 매년 1억 원이 넘는 신약을 써야 하는 환자-가족의 속은 타들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집이라도 팔까? 아빠 약 값이 너무 비싸 ”…

암을 늦게 발견한 사람의 가족은 또 하나의 고민을 하게 된다. 60대 엄마와 30대 딸은 암에 걸린 아빠 약 값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 새로 나온 약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데, 1년 약 값만 1억 원이 넘는다.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신약이다. 요즘은 효과 좋은 신약이 많이 나와 말기 환자라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돈이 문제다. 어떻게 매년 1억 원을 마련하나? 이미 치료비로 많은 돈을 썼는데... 가족이 살고 있는 작은 집 한 채라도 팔아야 할까? 그럼 엄마와 자녀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암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조기 발견이 그 다음이다. 암을 일찍 발견하면 치료가 비교적 쉽고 돈도 적게 든다. 암이 무서운 것은 3기에도 증상이 없을 수 있어서다. 통증을 느낀 후에야 병원에 가면 다른 부위로 전이된 경우가 많다. 예전엔 전이 암은 '죽음'을 떠올렸지만 요즘은 신약을 쓰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비싸다. 서민들은 엄두를 낼 수 없다. 환자도 "1~2년 더 살자고 가족들이 고생하면 안 된다"며 신약을 사양하는 경우도 있다. '비극'이 따로 없다. 돈만 있으면 더 살 수 있는데...

너무 복잡하고 긴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과정

1억 넘는 신약을 싸게 쓰려면 건강보험 적용이 필수다. 하지만 한국의 신약 건강보험 등재 과정은 너무 복잡하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식품의약품안전약처 허가 이후 제약사가 건강보험 등재 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건강보험 적용) 적정성 평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 협상이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에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최근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 위험이 고조되고 있어 결국 '돈'이 최대 관건이다. 새로 나온 모든 약에 쉽게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재정 누수가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환자나 가족들의 속은 타 들어 간다. 건강보험 적용을 기다리다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정성 평가는 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평가를 통해 신약의 임상적 유용성, 급여 기준, 비용 효과성 등을 검토한다. 처리 기간은 120일(최대 150일)이다. 이후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 약가 협상은 60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및 보건복지부 고시 처리 기간은 30일이다.

건강보험 등재까지 걸린 기간 분석했더니...

환자 입장에선 이 과정이 최대한 줄어야 혜택을 볼 수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건강보험 등재 기간 분석 결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정성 평가 관련 처리 기간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항암제의 경우 식약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등재까지 평균 1년 10개월(659일)이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식약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등재까지 3년 10개월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021~2025년 5년 동안 건강보험 등재된 항암제 32개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동안 건강보험 등재된 희귀질환 치료제 20개의 식약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등재까지 걸린 기간을 분석했다.

항암제의 경우 식약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등재 신청까지 평균 191일(약 6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가 식약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등재 신청을 빨리 하지 않으면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 이후 건강보험 등재 신청 후 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통과일까지 평균 약 156일(약 5개월)이 걸린다. 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통과 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평가·통과까지 평균 약 201일(약 6~7개월)이 소요됐다. 항암제의 경우 건강보험 등재 신청 후 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평가 절차에서 약 1년이 걸렸다는 것이다.

집 팔아서 1억 원 먼저 내고 신약부터 사용해야 하나?

돈이 없어 신약을 쓰지 못하는 환자와 가족들의 마음은 어떨까? 1억 원 넘는 약값을 몇 백만 원으로 낮출 수 있는데 이 과정이 너무 길다. 집을 팔아서 1억 원을 먼저 내고 신약부터 사용할까? 신약 효과의 불확실성에 대한 사전 평가를 사후 평가로 하면 어떨까? 한시가 급한 환자에게 치료의 길을 먼저 열어주는 것이다. 이후 신약의 효과 평가, 건강보험 재정 등을 정밀하게 평가하여 대안을 마련하는 정책이다. 신속 건강보험 등재-사후 평가 제도는 환자의 생명과 치료 시기를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가 될 수 있다.

요즘 암 환자가 넘쳐 나고 있다. 나도, 우리 가족도 언젠가 암에 걸릴 수 있다.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복잡한 행정 절차가 반복되고 있다. 치료 시기는 계속 늦춰지고 있다. 돈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엄마, 딸의 사례는 나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 "아빠, 미안해"... 결국 비싼 신약 치료를 포기해야 할까?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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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6-03-25 09:30:55

    유익한 정보 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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