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동아시아인, 키 클수록 ‘이 병’ 걸릴 위험 높다고?

대만 연구팀 “자궁내막증·심방세동 위험 높아”

키가 클수록 자궁내막증과 심방세동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린 자녀를 둔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가 평균 이상 큰 키를 갖길 바라곤 한다. 그런데 최근 키가 지나치게 크면 오히려 특정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대만 타이중 중국의대 병원의 푸젠 차이(Fuu-Jen Tsai) 교수 연구팀은 동아시아인 대상 대규모 유전자 분석을 통해, 키가 클수록 자궁내막증과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LOS Genetics》에 최근 게재됐다.

키 결정하는 유전자, 질병 위험도 함께 높였다

사람의 키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키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다양한 건강 문제와 연관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전부터 알려져 왔지만, 동아시아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연구팀은 12만명 규모의 대만 한족 유전 데이터와 유전성 저신장증 환자 2050명, 대조군 2만7966명의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GWAS) 데이터를 토대로 신장이 건강에 미치는 유전적 영향을 추적 조사했다. 분석 결과, 일반적인 키와 관련된 유전적 변이 293개와 유전성 저신장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 변이 5개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동아시아 5개 바이오뱅크 데이터와 교차 분석해, 해당 유전자들이 실제 질병 발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상관관계를 추정했다.

키 크면 자궁내막증·심방세동 위험 증가

연구 결과, 신장은 폐 기능과 심혈관 특성, 초경 연령 등 다양한 신체 지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키가 클수록 자궁내막증과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동반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키가 조사 대상의 평균 키인 162.24cm보다 약 8.3cm 크면 심방세동 위험이 약 12~1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내막증의 경우에도 키가 1단계(약 8.3cm) 클수록 발병 위험이 약 7%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키가 작은 사람들은 자궁내막증에 걸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 밖에서 증식하는 질환으로, 극심한 생리통과 골반통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뇌졸중이나 심부전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키, 동아시아인 건강 위험 예측 지표 될 수 있어"

연구팀은 키가 단순한 신체적 특성을 넘어 동아시아 인구의 특정 건강 위험을 예측하는 유전적 위험 인자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여러 동아시아 바이오뱅크의 유전 데이터를 통합한 결과, 키의 유전적 요인이 성장 관련 형질뿐만 아니라 심방세동과 자궁내막증 같은 임상적으로 중요한 질환과도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했다"며 "키와 관련된 다유전자 점수가 동아시아 인구의 질병 발병 위험을 미리 아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키가 크면 반드시 해당 질환에 걸린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런 유전적 연관성을 임상에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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